삼성전자가 지난해 정보보호에 4천121억2천905만원을 투입하면서 보안 투자 규모를 다시 키웠다.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핵심 기술과 생산 정보, 연구개발 자산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전년 3천477억9천879만원보다 18.5% 늘었다. 2022년 정보보호 공시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의무화된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2천435억원, 2023년 2천974억원, 2024년 3천478억원으로 관련 지출을 꾸준히 확대해 왔고,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체 정보기술 투자에서 정보보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낮아졌다. 보안 투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전체 정보기술 투자액이 더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정보기술 투자액은 11조3천898억원으로 전년보다 71% 급증했다. 이 가운데는 정보기술 부문 임직원 인건비 비중도 큰데, 관련 인력이 2024년 1만2천612.1명에서 지난해 2만4천242.3명으로 92.2% 늘면서 전체 투자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인력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2024년 1천15명에서 지난해 1천132.8명으로 11.6% 증가했다. 내부 전담 인력은 896.9명으로 사실상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현장 보안 강화를 맡는 외주 인력은 235.9명으로 2.1배 수준으로 늘었다.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정보보호 관리체계 국제표준인 ISO 27001 인증을 받는 등 제도적 보안 체계도 함께 강화했다.
삼성의 주요 전자 계열사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 서비스 기업인 삼성SDS는 지난해 정보보호에 667억4천191만원을 집행해 전년보다 2.4% 늘렸고, 이는 전체 정보기술 투자액의 12%에 해당한다. 전담 인력도 391.1명으로 2.9%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135억6천950만원을 정보보호에 투입해 1년 새 15% 늘렸고, 전담 인력은 30.1명으로 13.2% 확충했다. 삼성SDI도 128억821만원을 투자해 전년보다 13.4% 늘렸으며, 전담 인력은 27.6명으로 11.7% 증가했다.
이런 투자 확대는 단순한 비용 증가라기보다 기술 유출과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 역량을 선제적으로 높이는 움직임에 가깝다. 반도체와 배터리, 정보통신기술 서비스처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일수록 보안은 생산성과 별개 항목이 아니라 사업 지속성을 좌우하는 기반으로 인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특히 첨단 제조와 연구개발 비중이 큰 대기업을 중심으로 보안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