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AI 중심의 고객 인텔리전스가 금융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고객 세분화 대신 행동 기반 예측 모델을 도입한 금융기관들이 신용 평가, 사기 방지,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전 영역에서 혁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FICO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진화를 체계화하며,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의사결정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FICO의 윌 랜싱 CEO는 최근 열린 행사에서 “과거의 정적인 고객 분류와 달리, 우리는 25번의 거래 이력을 통해 고객의 관심과 무관심을 파악하고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고객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예측 모델에 반영해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캐나다 몬트리올은행(BMO)은 FICO 플랫폼을 활용해 반응 중심 서비스에서 이해 기반 맞춤 솔루션으로 전환, 고객 만족도와 신용 제공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이러한 전환의 핵심은 ‘의사결정 관리 플랫폼’이다. FICO의 리즈 빌야드 최고 리스크 책임자는 이 플랫폼이 부서 간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확한 신용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고객들은 우리와 상호작용할 때마다 자신이 정말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내셔널와이드(Nationwide Building Society) 역시 유사한 전략을 도입 중이다. 매달 150만 건에 달하는 신용 리스크 판단 과정을 자동화하면서도 고객 경험의 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리스크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FICO의 빌 웨이드 제품·기술 총책임자는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전화 한 통 없이도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기 방지 측면에서도 AI가 중심에 섰다. FICO는 렉시스넥시스와 협력해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해 향후 사기 가능성이 높은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FICO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타사 분석 모델 통합이 가능해졌고, 데이터 기반 위험 식별이 더욱 정밀해진 것이다. 피서브(Fiserv)와의 제휴 사례 역시 이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매일 모델을 업데이트하며 신종 사기 패턴을 학습하는 적응형 분석 도구로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AI 도입이 금융 산업 내 고도화된 사기 탐지뿐 아니라 신용 모델 혁신으로까지 확대되는 흐름도 주목된다. 브라질 브라데스코 은행은 FICO와 함께 투명성과 보안을 바탕으로 한 책임 있는 AI 프레임워크를 구축,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 브라데스코 측은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직관적인 사용 경험을 원하는 고객 니즈에 발맞춰, 금융도 동일한 수준의 개인화와 자동화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용 평가 방식도 진화 중이다. FICO는 ‘FICO 스코어 10 T’를 통해 소비자의 장기 금융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트렌디드 데이터 기반 스코어링 방식을 도입했다. 아울러 ‘UltraFICO’와 ‘BNPL(선구매 후지불)’ 통합 모델을 통해 보다 다각적인 신용 가시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줄리 메이 FICO 부사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더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금융기관은 더 정밀하게 대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AI 기반 고객 인텔리전스는 금융 산업의 사고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실시간 데이터, 유연한 의사결정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고객을 이해하는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