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 보안 기술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대표 핀테크 기업 피서브(Fiserv)와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페어 아이잭(FICO)이 AI 기술을 결합한 사기 탐지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하며 금융 보안 시장의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양사는 최근 열린 'FICO World 2025' 행사에서 실시간 사기 탐지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AI 기반 모델을 공개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서브의 리스크 및 거래 사기 부문을 총괄하는 샬롯 리토냐 부사장은 이번 협업의 핵심 기술로 ‘어댑티브 애널리틱스’, ‘글로벌 인텔리전트 프로파일링’, ‘프로드 프레딕터’ 등을 꼽았다. 이 기술들은 수만 개의 금융기관과 거래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고객 행동을 기반으로 자가 학습을 진행해 신규 사기 유형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ATM 감시부터 가맹점별 사기 발생 가능성 예측까지 통합적으로 이뤄진다. 그는 “이 세 가지를 통합해 제공할 경우 사기 방지 효과가 크게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도 공개됐다. 최근 피서브는 자산 규모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의 한 켄터키 소재 금융기관과 협력했으며, 해당 기관의 판매 시점 결제(POS) 마찰률과 사기율을 업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리토냐 부사장은 “기존에도 양호한 사기 예방 기록을 갖고 있던 고객이었지만, 당사의 기술로 추가로 10% 이상 사기율을 줄였다”며 높은 정확도를 강조했다.
그 배경엔 지난 25년간 이어온 양사의 협력이 있다. 페어 아이잭의 알렉산더 그라프 수석 부사장은 “AI 기술을 30년 가까이 Fraud 솔루션에 적용해왔고,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시스템이 학습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발전시켜왔다”고 밝혔다. 그는 AI의 핵심 효과로 ‘탐지 정확도’, ‘고객 경험 향상’, ‘서비스 대응 속도’ 등을 꼽았다.
AI가 단순히 거래를 필터링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행동 패턴을 읽어내고 상황 판단을 해 사기 가능성이 높은 거래만 정확하게 분류하면서, 고객의 일상적인 결제 경험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 기술의 차별점이다.
AI 중심의 사기 예측 모델이 금융업계에서 점차 표준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피서브·FICO의 파트너십은 정교한 모델 설계와 다년간의 실전 데이터 분석 경험이 결합된 대표 혁신 사례로 주목받는다. 양사는 앞으로도 심층 학습 기반의 사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지속할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