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커머스 대기업 알리바바가 AI 개발 경쟁에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켰다. 신규 오픈소스 코딩 특화 언어모델인 ‘Qwen3-Coder-480B-A35B-Instruct’(이하 Qwen3-Coder)를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Qwen3-Coder는 수작업으로 수십 분 이상 걸릴 수 있는 복잡한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을 몇 초 또는 몇 분 안에 자동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대 언어모델이다. 특히 오픈AI의 GPT-4.1, 구글의 제미니2.5,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4 등 글로벌 AI 리더 기업들의 비공개 상용모델과 정면으로 겨룰 수 있는 오픈소스 모델로 평가받는다. 사용자는 이 모델을 누구나 자유롭게 내려 받아 수정하고, 배포 및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며, 라이선스 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다.
Qwen3-Coder는 총 4,8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Mixture-of-Experts(MoE) 구조로 구성돼 있으며, 한 번 질의 시 350억 개의 파라미터가 활성화된다. 컨텍스트 길이는 기본 25만6,000 토큰을 지원하며, 로터리 포지셔널 임베딩 확장 기법(YaRN)을 통해 최대 100만 토큰까지 확장할 수 있어, 방대한 코드 저장소나 기술 문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알리바바는 이번 모델을 GitHub, 허깅페이스(HuggingFace), 그리고 자사 클라우드 API에서 제공하고 있다. 자체 서버에 모델을 직접 설치할 능력이 없는 기업은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통해 API 기반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요금제는 입력/출력 토큰 수에 따라 최소 100만 토큰당 $1(약 1,440원)~최대 $60(약 8만 6,000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모델 성능은 강력하다. 오픈모델 기준 에이전틱 코딩 평가 지표인 SWE-bench에서 표준 평가 기준 67.0%, 500회 반복 기준으로는 69.6%를 기록해, GPT-4.1(54.6%)과 제미니2.5(49.0%)를 크게 웃돌았다. 클로드 소넷4(70.4%)와는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코딩 생성, SQL 작성, 코드 편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성능 향상이 확인됐다.
이번 모델과 함께 배포된 ‘Qwen Code’는 기존 제미니 코드에서 포크된 CLI 도구로, 함수 호출과 구조화된 프롬프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Qwen3-Coder는 Node.js 환경에서 간단하게 통합 구현이 가능하다. Qwen3-Coder는 다양한 개발 플랫폼과도 호환되며, Ollama, LMStudio, llama.cpp 등과 통합해 로컬 운영도 지원한다.
알리바바는 모델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고도화된 학습 기법을 도입했다. 사전학습시 7.5조 개의 토큰(70% 이상 코드 기반)을 사용했으며, 사후 학습에서는 강화학습(Code RL)과 장기 계획 기반 에이전트 학습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2만 개에 달하는 시뮬레이션 환경 시스템까지 구축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된 기술력과 자원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AI 개발 툴 업계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독립 AI 연구자이자 분석가 세바스찬 라슈카는 소셜미디어에서 “전문성을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뛰어난 코딩 모델”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엘라마인드AI의 AI 엔지니어 울프람 레이븐울프 또한 “다양한 프록시 테스트 끝에 최적 성능 확보를 위해 전용 라우터까지 제작했다”며 모델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특히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블록(Block)의 창업자인 잭 도시(Jack Dorsey)까지 나서 “Goose + Qwen3-Coder = 대단하다”며 자신이 만든 AI 프레임워크와의 결합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향후 알리바바는 다양한 크기의 Qwen3-Coder 서브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저비용 배포가 가능한 옵션을 기업에 제공하고, 사용자의 환경에 맞춘 효율적인 활용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 개발팀 입장에선 라이선스 비용 부담 없이 고성능 AI 코딩 도구를 직접 호스팅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벤더 종속에서 벗어나고 인프라 운영 주도권을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
Qwen3-Coder의 등장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에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오픈소스 철학이 어떻게 산업 전반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알리바바는 기술력만큼이나 개방성과 생태계 중심 전략으로 글로벌 AI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