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GOOGL)이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월가 예상치를 상회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공격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계획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이번 분기 알파벳은 주당순이익 $2.31, 매출 $964억 3,000만 달러(약 138조 8,000억 원)를 발표하며 시장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2.18과 매출 $940억 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82억(약 40조 6,000억 원)으로, 탄탄한 실적을 입증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알파벳 주가는 3% 이상 급등했지만, 추가적인 AI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을 기존 $750억에서 $850억(약 122조 4,000억 원)으로 상향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AI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집중될 예정이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CFO에 따르면 증가한 지출은 AI 기반 클라우드 솔루션 수요 확대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알파벳은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의 핵심 인력과 최고경영자 바룬 모한을 영입하며, 해당 기술 라이선스 계약에 약 $24억(약 3조 4,000억 원)을 지출했다. 이에 대해 아슈케나지 CFO는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에 대한 투자에는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 대비 수익이 현실화되는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CEO는 실적 발표 콜에서 AI 검색 요약 기능인 ‘AI 오버뷰(AI Overviews)’의 글로벌 사용자 수가 20억 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 분기 말 15억에서 33% 증가한 수치이며, 제미나이(Gemini) 챗봇 앱의 활성사용자 수도 4억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알파벳의 주력 광고 부문 매출은 총 $713억 4,000만 달러(약 102조 7,000억 원)로, 이 중 구글 검색 광고는 541억 9,000만 달러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유튜브 광고 수익도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98억 달러(약 14조 1,000억 원)를 기록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136억 2,000만 달러(약 19조 6,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최근 오픈AI가 챗GPT 운영 인프라를 구글 클라우드로 이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부문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분석가 리 수스타는 “이제 구글 클라우드는 단순한 부수입원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20%로 두 배 향상된 점을 강조하며, 자본 소모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와이모(Waymo), 베릴리(Verily) 등이 속한 알파벳의 ‘기타 베팅’(Other Bets) 부문은 3억 7,300만 달러 매출을 올렸지만 순손실은 12억 5,000만 달러(약 18조 원)로 확대됐다.
알파벳의 전체 운영 비용은 261억 달러(약 37조 5,000억 원)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이 중 일부는 2022년 시작된 개인정보 보호 소송에 대한 처리 비용으로, 텍사스 검찰총장과의 합의에 따라 발생한 14억 달러(약 2조 원)의 일회성 비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슈케나지 CFO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미국 대선 관련 광고 지출 급감 등으로 유튜브 광고 일부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제시 코헨은 "AI 투자 확대는 장기 성장 잠재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투자 회수 속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향후 2~4년 내 운영 효율성과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기 실적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빅테크 산업의 구조 속에서 알파벳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