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를 가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GOOGL) 등 미국의 3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모두 향후 수년간을 겨냥한 초대형 투자에 돌입했으며, 그 중심에는 AI 추론에 최적화된 인프라 경쟁이 있다.
이번 분기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쥬어(Azure) 클라우드의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겉보기엔 39%에 달하는 성장률이지만, 이는 오픈AI의 챗GPT 추론 워크로드를 Azure로 편입하고 관련 정의를 수정한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Azure의 연간 매출이 750억 달러(약 108조 원)를 돌파했다고 밝혔지만, 기존과 달라진 회계 기준이 이 수치를 실제보다 부풀렸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아마존웹서비스는 여전히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기준 1위를 지키고 있다. 1240억 달러(약 178조 원)의 연율 기반 매출에 17.5%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로 인해 시장에서는 선두 유지에 비해 평가가 박한 분위기다. 이는 공급망 제약으로 인한 인프라 확충 지연이 일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의 경우 전체 자본 지출 중 약 75%를 AWS에 투입하며 지속적인 확장을 꾀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는 양호한 성장세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보여주며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분기 매출은 136억 달러(약 196조 원), 운영 이익률은 약 21%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인프라 중심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이 전체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AI 중심 대규모 계약 확대와 함께 서비스 믹스의 질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세 기업 모두 AI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한 초대형 자본 투입에 나서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5년 말까지 클라우드 3대 기업의 연간 설비투자는 약 2400억 달러(약 34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AI 매출은 총 250억 달러(약 36조 원) 내외로, 아직은 수익에 비해 투자 규모가 앞서 있는 상황이다.
별도의 수치 변경이 없는 한 AWS가 매출 측면에서는 계속 1위를 유지하겠지만, Azure와 GCP는 30% 후반대의 고성장률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AWS는 점유율이 48.6%로 소폭 하락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35.3%까지 상승했다. 구글은 전체 점유율의 약 10%를 유지하며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ETR의 기술소비 조사에 따르면, 기업 고객의 지출 의향 지표는 Azure가 여전히 강세다. 응답 기업의 60.2%가 지출 확대를 계획한 반면 AWS는 45.3%, GCP는 36.2%로 나타났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번들 전략과 협업 소프트웨어 기반의 ‘플랫폼 관성’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전력 및 인프라 조달 지연이 성장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AI용 반도체 수급 및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환경 인허가 지연이 병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생성형 AI의 제품화 및 에이전트 활용도 확산 여부가 클라우드 업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결국 이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는 전력 확보, 반도체 최적화, 생산성 에이전트의 확산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그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의존도라는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가운데 AI 기반 회계 기준 변화를 교묘히 활용해 성장세를 강조하고 있고, AWS는 다소 저평가된 반면, 확고한 인프라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리더십 유지에 주력 중이다. 구글은 조용하지만 견실한 실행력으로 질적 성장을 누적 중이다.
하반기에는 기업의 실제 AI 도입 전환 속도, 비GPU 추론 기술 확대, 주당 활성 사용자, 데이터 품질 수준 등이 시장 성장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요소들이 맞물리면 클라우드 시장은 2026년까지 이어지는 초장기 성장 사이클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