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리버베드(Riverbed)가 오라클의 연례 클라우드 행사인 '클라우드월드 2025(CloudWorld 2025)'에서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AI) 구현을 가로막는 핵심 장애물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 ‘데이터 익스프레스(Data Express)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는 막대한 양의 AI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 AI 도입과 확산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버베드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번 서비스를 통해 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 이전 속도를 최대 10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과거 수개월이 소요됐던 데이터 이동 시간을 수일 이내로 단축시켜 AI 프로젝트의 ‘타임 투 밸류(time to value)’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LLM(초거대 언어모델)과 에이전트 기반 AI 기술이 주류로 떠오르는 가운데, AI 학습 및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가 여러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에 분산돼 있는 현실은 기업 전반의 AI 확산에 심각한 병목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리버베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년 넘게 축적한 데이터 가속 기술 노하우와 WAN 최적화 역량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로 통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데이터센터, 엣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흩어진 데이터를 빠르게 집계하고 전송하는 기능을 갖췄으며, PQC(양자내성암호) 기반의 VPN을 통해 전송 중인 데이터 보안을 강화했다. 여기에 사용자 테넌트 내 전용 데이터 이동 에이전트 배포를 지원해 보안성과 규제 준수 요구 사항도 충족시킨다.
리버베드 최고경영자 데이브 도나텔리는 데이터 익스프레스 서비스가 오는 2025년 4분기 일반 출시될 예정이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 전반에서 전년 대비 77%의 예약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AI 기반 서비스 사업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사의 협력 역시 주목할 만하다. OCI는 글로벌 커버리지와 고속 네트워킹 인프라를 기반으로 리버베드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SaaS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부사장 사친 메논은 “막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고객들이 AI 도입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철저한 데이터 보호까지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버베드가 발표한 ‘2025 글로벌 AI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7개국 약 1,200명의 기술 리더 중 75%는 AI 전용 데이터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90%는 AI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데이터 이동성과 공유’를 꼽았다. 이는 고속 데이터 이동 솔루션의 수요가 단순한 필요를 넘어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리버베드 가속화 사업 부문 총괄 수석부사장 찰란 아라스는 “AI에서 중요한 것은 모델 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모델에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리버베드는 20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AI 전환 속도를 확실히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AI 혁신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가 점차 모델 개발에서 데이터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데이터 익스프레스는 단순한 파일 전송 솔루션에 그치지 않고, 관측성, 보안, 성능, 확장성까지 고려한 통합형 AI 데이터 파이프라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리버베드를 차세대 분산 AI 생태계의 주요 인프라 제공자로 부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협력을 통해 오라클은 단순한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를 넘어, AI 시대의 필수 데이터 인프라 플랫폼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AI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리버베드와 오라클이 구축한 데이터 중심 전략은 AI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