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암호화폐 산업의 ‘다음 변곡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더리움(ETH) 공동창업자 조셉 루빈은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컨센시스 최고경영자(CEO) 조셉 루빈(Joseph Lubin)은 AI 기반 에이전트가 탈중앙화 네트워크 위에서 거래를 수행하고, 서로를 검증하며, 자동으로 협업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조에서 암호화폐는 기계 간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맡는다.
루빈은 “블록체인은 기계 지능을 위한 것이라는 관점에 공감한다”고 말하면서도 인간의 역할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AI가 인터페이스 역할을 맡아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하고, 사용자는 직접 조작 대신 ‘의도’만으로 크립토 시스템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AI가 바꾸는 암호화폐 인터페이스
이 같은 변화는 지갑 서비스에도 반영되고 있다. 컨센시스의 대표 서비스인 메타마스크는 단순 지갑을 넘어 “사용자가 직접 통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네오뱅크”로 재구축되고 있다.
루빈은 이를 ‘개인 금융 운영체제’라고 표현했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자산을 관리하고 거래를 실행하며, 탈중앙화 생태계 전반을 탐색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하나로 개인 금융 시스템을 휴대하는 셈이다.
다만 그는 AI 인프라가 소수 빅테크 기업에 집중될 경우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이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제공하며, 기계들 간 상호 감시 구조를 형성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더리움 위 ‘기업형 체인’ 확산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루빈은 기업들이 처리 속도와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형 체인’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자산 발행 자체는 여전히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활용되더라도, 원천 발행은 이더리움 레이어1이 신뢰성과 지속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이러한 전환 과정의 일부다. 루빈은 이를 ‘디딤돌’로 평가하며, 현재 구조가 중앙화 발행자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탈중앙 담보 기반의 보다 강력한 암호화폐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 금융과 디파이의 결합 가속
토큰화 흐름 속에서 전통 금융과 탈중앙 금융(DeFi)의 경계도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루빈은 수백 년간 축적된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구조가 결합되며, 더 세분화되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글로벌 경제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양자컴퓨팅과 같은 장기적 기술 리스크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이미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요소들이 결국 이더리움의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와 이더리움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 확장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금융 구조를 동시에 재편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이제 ‘사람 중심’에서 ‘AI 중개형’ 생태계로 이동하는 초기 단계에 진입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