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고등법원이 샘 알트만(Sam Altman)의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에 대해 7일 이내에 케냐 시민들로부터 수집한 모든 생체정보를 삭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5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케냐 고등법원이 샘 알트만이 설립한 월드코인 재단(Worldcoin Foundation)에 케냐 시민들로부터 수집한 모든 생체정보를 7일 이내에 영구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은 케냐 데이터보호위원회(ODPC)의 감독 하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로즐린 아부릴리(Roselyne Aburili) 판사는 5월 5일 공개 법정에서 월드코인 재단과 그 대리인들에게 케냐에서 수집한 모든 생체정보를 "영구적으로 삭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제기한 케냐 NGO 카티바 인스티튜트(Katiba Institute)의 변호사 조슈아 말리조 냐와(Joshua Malidzo Nyawa)는 "아부릴리 판사가 개인정보 보호 안전장치를 준수하지 않고 생체정보를 수집한 월드코인 재단의 결정을 무효화하는 가장 진보적인 판결 중 하나를 내렸다"고 말했다.
냐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케냐에서 개인정보 보호권의 승리"라고 언급했다.
그는 X에 "개인정보 보호권은 헌법적 권리이며, 데이터 개인정보 영향 평가 수행과 같은 절차적 규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위반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적었다. 또한 "유도, 금전적 제안, 암호화폐 이후 제공된 동의는 자유롭지 않으며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원 판결은 월드코인이 케냐에서 데이터 보호 및 개인정보 침해에 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카티바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월드코인 재단은 "데이터 보호 영향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생체정보를 수집, 처리 및 가공했다. 또한 이 과정은 케냐 법률에서 요구하는 유효한 동의 없이 진행됐다.
2023년 8월, 케냐는 월드코인 운영을 중단시키고 공공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수집한 혐의로 회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키투레 킨디키(Kithure Kindiki) 내무장관은 케냐 정부가 공공 안전과 금융 거래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월드코인의 오브(Orb)를 통해 홍채 스캔이 이루어지는 쇼핑몰 밖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또한 한 케냐 관리는 이 프로젝트를 "젊은이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러 온 범죄 조직"이라고 불렀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논란이 되는 홍채 스캔 프로그램으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규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코인베이스(Coinbase)의 벤처 캐피털 부문 등 여러 대형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적은 인력에도 불구하고 월드코인은 여러 국가에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규제 당국은 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규정의 "심각한 위반"을 저질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뉴스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역사회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월드코인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디지털 공간 감독 총국장인 알렉산더 사바르(Alexander Sabar)는 "등록 의무 미준수와 디지털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다른 법인의 신원을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위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