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이 실질적으로 적용된 가장 강력한 사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뉴욕대학교 한 교수가 밝힌 바에 따르면, 수익을 제공하는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이 전통 은행권에 ‘패닉’을 불러오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실제로 파괴적 기술의 중심에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세계 500대 기업(Fortune 500)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최근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활용 현황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29%는 자사 비즈니스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했거나, 현재 사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동일한 항목의 응답 비율이 8%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더 빠른 결제 처리’와 ‘낮은 수수료’에 있었다. 실제로 응답자의 7%는 이미 자사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존 금융 인프라의 한계를 체감하며, 효율적이고 중개자 없는 송금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시험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블록체인 산업의 방향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타플랫폼($META)은 최근 AI 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슈퍼 인공지능’ 개발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부서 수장은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Scale AI)의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으로, 메타는 약 150억 달러(약 20조 8,500억 원)의 현금을 들여 스케일AI를 전격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시장이 단순한 투자의 영역을 넘어 첨단 기술과 결합하며 전통 산업을 재편하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부터 인공지능 결합 기술까지, 변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이 불확실한 가운데, 규제 환경과 제도권 수용 여부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