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커뮤니티가 460만 개의 소각된 ETH가 새로운 토큰 형태로 부활한다는 파격적인 발표에 긴장하고 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 재단(Ethereum Community Foundation)’은 ‘BETH’라는 이름의 증명 기반 토큰을 출시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기존에 소각된 이더리움을 토큰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재단은 공식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과는 무관한 별도의 조직이어서 시장의 기대 못지않게 논란도 커지고 있다.
BETH는 일종의 '소각 증명 토큰(proof-of-burn token)'으로 설계됐다. 구체적으로는 EIP-1559 및 기타 메커니즘을 통해 영구적으로 소각된 것으로 검증된 ETH를 기반으로 토큰 하나하나가 발행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런던 하드포크 이후 지금까지 소각한 총 460만 ETH은 현재 시세로 약 1,958억 원(1ETH = 3,800,000원 기준)에 달한다. 발표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발행된 BETH는 투명하고 감사 가능한 소각 기록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자산 형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이자 콘센시스(ConsenSys) CEO인 조셉 루빈(Joseph Lubin)은 “이제 ETH 소각은 수익성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BETH는 그 구조를 공식화하는 첫걸음”이라고 언급하며 토큰화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향후 BBETH와 BBBETH와 같은 유사 토큰 출시 가능성도 언급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은 엇갈린다. 원래 소각은 영구적인 공급 축소를 의미하는데, 이를 다시 토큰화한다면 ETH의 희소성을 약화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BETH는 ETH처럼 네트워크의 합의 구조나 가스 비용 체계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단지 유령 같은 파생상품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게다가 BETH가 공식 이더리움 재단이 아닌 별도의 조직에서 관리되는 점도, 신뢰성과 수용성에 의문을 키우고 있다. 현재로선 이 토큰이 시장에서 실제로 쓰일지, 단지 실험적인 시도에 그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거버넌스와 기능 정의가 없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더리움의 통화 정책 신뢰도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소각된 가치’의 실체화가 진정 가치 창출인가, 아니면 소각이라는 개념 자체의 무력화인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BETH의 장기적인 유용성과 시장 반응이 불투명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