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카이트AI(Kite AI)가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페이팔 벤처스의 주도로 1,800만 달러(약 250억 2,000만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카이트AI의 총 누적 투자액은 3,300만 달러(약 458억 7,000만 원)에 달하게 됐다.
이번 라운드에는 8VC, 삼성넥스트, SBI US 게이트웨이 펀드, 버텍스 벤처스, 해시드, 해시키캐피털, 아발란체 재단, 레이어제로, 애니모카브랜드 등 글로벌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난 2월, 카이트AI는 아발란체(AVAX) 기반의 AI 중심 레이어1 블록체인 테스트넷을 론칭했으며, 이를 통해 확장성과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워크플로우에 보다 체계적인 조정 기능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이트AI는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웹3 사용자 개념을 실현하기 위해, 분산형 인프라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며, 별도의 인간 개입 없이 자동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카이트는 ‘AIR’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AIR는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인증하고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프로그램 가능한 신원 및 스테이블코인 결제, 정책 집행 등이 탑재된 전용 블록체인으로 구성된다. 이 시스템은 '에이전트 패스포트'와 '에이전트 앱스토어'로 구성되며, 전자는 암호학 기반 다계층 신원 시스템을, 후자는 데이터 소스와 상업 도구를 제공하고 결제 기능도 포함한다.
카이트 측은 패스포트에 대해 “사용자, 에이전트, 세션 각각에 암호학적으로 고유한 신원이 부여돼 신뢰의 고리를 형성한다”고 설명했으며, 이를 통해 모든 거래 행위의 원점 추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카이트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장치(Chi Zhang)는 “자율 에이전트는 미래 디지털 경제에서 핵심 사용자가 될 것”이라며, “이들이 작동하려면 구조화된 검증 가능한 데이터, 신원과 신뢰 시스템, 그리고 목적 기반 결제 기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의 인간 중심 시스템은 AI 에이전트가 기계 수준 속도로 마이크로 트랜잭션을 처리하기엔 너무 경직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페이팔 또는 쇼피파이 판매자들은 카이트 에이전트 앱스토어를 통해 AI 쇼핑 에이전트에 자신들의 제품을 노출할 수 있다. 이 생태계 내 결제는 온체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되며, 커머스, 금융, 데이터 플랫폼과의 추가 연동도 예정돼 있다. 카이트 측은 “페이팔은 현재 파일럿 단계의 정식 파트너로, 쇼피파이는 API 통합 파일럿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페이팔 벤처스의 앨런 두(Alan Du) 파트너는 “카이트는 에이전트 기반 경제를 위한 최초의 진정한 인프라”라며, “현재 AI 에이전트 시스템에 부족한 결제 처리 문제를 카이트가 스테이블코인 기반 밀리초 단위 정산으로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페이팔 글로벌 마켓 개발 부문 스티브 에버렛(Steve Everett)은 “이러한 시스템은 사람, 기업, 기계가 신뢰를 기반으로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자동화 경제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처럼 AI 에이전트가 크립토 거래와 웹3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은 전방위적으로 확장 중이다. 최근 코인베이스 개발팀의 케빈 레퓨(Kevin Leffew)와 링컨 머(Lincoln Murr)는 “AI 에이전트가 곧 이더리움(ETH)의 핵심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AI 에이전트는 인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이들에 최적화된 미들웨어와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 아노마(Anoma)의 공동창업자 아드리안 브링크(Adrian Brink)는 최근 “이러한 시스템을 위해선 의도(intent) 기반 블록체인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실제 AI 기반 디앱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클랭커(Clanker)라는 디앱은. 사용자가 간단한 명령어로 밈코인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했다. 이 서비스는 이달 초까지 사용자에게 3,440만 달러(약 478억 1,000만 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안긴 바 있다.
클랭커 측은 “이 AI는 사용자가 이름과 심볼을 정하면 자동으로 토큰 생성, 마켓 개설, 수수료 배분 등을 처리한다”며, AI가 온전히 주도하는 웹3 생태계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