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누가 돈 벌고 어떻게 버나…‘디지털 달러’의 경제적 생태계 해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출발점은 ‘발행’이다. 테더는 사용자가 예치한 달러를 바탕으로 USDT를 발행하고, 이 자산을 미국 국채 등 현금성 자산에 투자한다. 이로 인해 연 4~5%의 이자 수익이 발생하며, 해당 수익은 사용자에게 이자를 제공하지 않고 모두 발행사가 가져간다.

테더는 2024년 보유한 미국 국채 등 자산에서 연간 13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총 보유 자산은 약 1,130억 달러에 달한다. 자산 운용의 대부분은 단기 미 국채, 은행 예치금, 기업어음 등이 포함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구조 중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기반으로 평가된다.

이동 단계: 블록체인 네트워크 수수료 수익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전송 수수료(Gas Fee)가 발생하며, 해당 네트워크 운영 주체에게 수익이 발생한다.

트론(TRON)과 이더리움(Ethereum)은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전송 네트워크다. 특히 트론은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 속도를 바탕으로 USDT 거래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고 있으며, 거래 1건당 평균 약 1.5~3달러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수수료는 블록 생성자 등 네트워크 검증자에게 돌아가며, 네트워크 운영 재단은 검증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활용 단계: DeFi에서 수수료·이자 차익 발생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화 금융(DeFi) 시스템에서 핵심 담보 자산으로 사용된다. Aave, Curve, Uniswap 등 주요 프로토콜은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대출·예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스테이블코인 간 스왑을 중개한다.

예를 들어 Aave는 예치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대출자에게 더 높은 이자를 부과하며 이자 차익을 확보한다. Curve는 동일 가치의 자산 간 교환 기능을 제공하며, 평균 0.04~0.3%의 거래 수수료를 수익으로 얻는다. 이 수익은 프로토콜과 유동성 공급자 간에 배분된다.

소비 단계: 핀테크 서비스와 결제에서 실수요 유입

일반 사용자와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단계에서는 결제·송금 등의 실수요가 작동한다. Revolut 등 글로벌 핀테크 서비스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낮은 수수료의 해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과정에서 소액의 수수료 또는 환전 마진을 수익으로 확보한다.

기업은 이를 활용해 수출입 대금 결제, 해외 인건비 송금 등에서 전통 금융 대비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이 단계의 수익은 비교적 작지만,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 수요 기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디지털 달러’의 수익 흐름은 발행사에서 시작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제 생태계는 발행에서 시작해 블록체인 이동, 디파이 활용, 사용자 소비로 이어지는 명확한 수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수익성이 높고, 영향력이 큰 주체는 발행사다. 사용자의 예치금을 운용해 실질 수익을 얻는 이 구조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금리 하락, 규제 강화 등이 이러한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단한 경제적 생태계를 바탕으로 전 세계 금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