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미국 거주 고령 투자자가 보유하던 3520비트코인(약 3억3000만 달러)을 노린 소셜 엔지니어링 사기가 발생해, 도난된 자금이 프라이버시 코인인 모네로(XMR)로 대거 전환되며 가격이 5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은 지난주말 발생했으며, 공격자는 피해자가 모르게 지갑 접근 권한을 넘기게 만드는 방식으로 자금을 탈취했다. 피해자의 지갑은 2017년 이후 거의 활동이 없던 상태였다.
블록체인 추적 전문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4월 28일 관련 분석을 공개하며, 범인은 탈취한 자산을 최소 6곳의 중앙화 거래소를 경유해 모네로로 바꾼 것으로 확인했다. 모네로는 거래 추적이 어려운 구조를 가진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코인이며, 유동성이 낮은 시장 특성상 대량 거래가 가격 급등을 유발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모네로 가격은 단기간에 50% 이상 상승했다.
사건 발생 이후,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은 북한 해커집단 라자루스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잭엑스비티는 이를 부인하고 독립적인 악성 행위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이번에 도난당한 BTC가 과거에도 '의심스러운 경로'를 통해 취득된 정황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기 방식은 이메일과 전화 등을 이용한 고전적 기법이었으며, 피해자는 단순한 피싱으로 지갑 접근권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2025년 들어 대규모 사회공학적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잭엑스비티는 지난 2월에도 코인베이스 사용자들을 노린 사기 사건을 추적했으며, 해당 사건으로 총 6500만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보안 기업 펙쉴드(PeckShield)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킹으로 인한 피해액은 16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이 중 92%가 바이비트(Bybit) 핫월렛 보안 취약점에서 비롯됐다.
1월에는 8700만 달러, 2월에는 15억3000만 달러 규모의 자산이 도난당했으며, 인피니(Infini), zkLend, 아이오닉(Ionic) 등 주요 디파이 플랫폼도 공격을 받아 각각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 모네로 사건은 프라이버시 코인 시장이 범죄 자금 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유동성 리스크가 가격에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