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재단이 2023년 매각한 애니스피어 지분이 최근 기업가치 90억 달러에 도달하며, 파산 자산 조기 처분에 따른 막대한 기회손실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FTX 파산 재단은 2023년 4월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를 통해 보유하던 인공지능 스타트업 애니스피어(Anysphere)의 초기 지분을 20만 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분은 2022년 4월 클리프턴베이인베스트먼트(Clifton Bay Investments, 구 알라메다리서치벤처스)를 통해 투자한 것으로, 당시 애니스피어는 사전 시드라운드를 통해 총 40만 달러를 유치하였다. 그러나 이듬해 FTX 그룹이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해당 지분은 원금 그대로 정리되었고, 이후 애니스피어의 기업가치는 급등했다.
애니스피어는 AI 기반 코드 생성 플랫폼 '커서(Cursor)'를 개발한 기업으로, 자연어 기반 코드 작성, 예측 편집, 코드베이스 전체 이해 기능을 포함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2023년 10월 시드 라운드에서 800만 달러, 2024년 8월 시리즈 A에서 6000만 달러, 같은 해 12월 시리즈 B에서 1억500만 달러를 유치한 후, 최근에는 오픈AI 후원사인 스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이 주도한 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90억 달러로 치솟았다. 연간 반복 매출은 2025년 4월 기준 2억 달러에 이르며, 빠르게 성장 중인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FTX가 애니스피어 지분을 보유한 상태였다면 수억 달러 상당의 회수가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채권자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된 셈이다. 이번 사례는 FTX 파산 재단이 조기에 유망 자산을 매각한 또 다른 사례로, 2024년 6월에도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의 잔여 지분을 시장가보다 이른 시점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까지 FTX 관련 법률 및 행정 비용은 5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점차 늘어나는 매각 손실은 파산 정리에 대한 비판 여론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