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에 활용된 미국 펜실베이니아 엘크 카운티 소재의 천연가스 발전 채굴 시설에서 사업자가 시설을 정리하고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사업자는 미국 에너지기업 다이버시파이드 에너지(Diversified Energy)로, 해당 부지를 떠나면서 정식 폐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우물과 규제 위반 흔적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현지 언론 이리 타임즈-뉴스는 다이버시파이드 에너지가 2022년부터 본격 운영하던 롱혼 패드A(Longhorn Pad A) 현장을 지난 3월 사실상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업장은 약 10년간 방치됐다가 2022년 회사가 현장에서 천연가스 생성기를 가동해 암호화폐 채굴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면서 재가동된 곳이다.
문제는 사업 개시 당시 펜실베이니아 주 환경보호청(DEP)으로부터 대기오염 관련 허가를 받지 않고 가동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비록 2023년 12월 대기 질 관리 허가는 뒤늦게 승인받았으나, DEP는 2025년 3월 현장 점검 결과 회사가 이미 주요 채굴 장비들을 철거한 것을 확인했다.
현장에는 금속 선반과 일부 비어 있는 구조물만 남아 있었으며, 채굴에 사용되던 자연가스 생산 설비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DEP는 이에 대해 정식으로 ‘우물 방치’ 관련 위반 통보를 보냈고, 다이버시파이드 에너지는 이에 대해 “시설은 여전히 폐쇄되지 않았으며 추후 가스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경보호청과 현지 환경 단체들은 해당 기업이 법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미 2021년 DEP와 체결한 합의서에 따라, 롱혼 패드A를 비롯한 14개 우물을 운영 종료 시점에 반드시 밀봉 처리하기로 명시한 바 있다. 그러나 DEP는 이번 조사에서 해당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미국 내 에너지 소비와 환경 보호 문제의 충돌 지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사례는 사업자들이 규제를 피하거나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