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보호당국의 고위 관리가 최근 사임하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들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시간 6월 10일,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집행국장 대행인 카라 피터슨(Cara Petersen)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임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서한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효율성부(DOGE)가 주도한 CFPB의 구조조정 작업을 ‘무분별한 축소’라고 표현하며, 이로 인해 소비자 보호 기능이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의원들과 백악관은 CFPB가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로는 기관의 영향력을 축소해 규제를 느슨하게 만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암호화폐 업계 역시 CFPB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코인베이스(Coinbase)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CFPB를 ‘위헌적’이라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암호화폐 업계가 워싱턴에서 유리한 규제 틀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CFPB 약화의 직접적인 피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거래소 계좌가 동결되거나, 플랫폼이 침묵하는 상황에서도 명확한 대응 기관 없이 방치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사각지대가 더욱 넓어지면서 소비자 보호의 공백이 현실적인 위기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