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오랜 법적 공방이 다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양측은 앤널리사 토레스 판사에게 ‘판단 유도 요청(indicative ruling)’을 재차 제출했으며, 이는 판결 수정에 대한 사전 판단을 구하는 법적 절차다. 일각에서는 토레스 판사의 결론이 빠르면 이번 주 중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XRP 가격이 5달러(약 6,950원)를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번지고 있으나, 법률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호주 변호사이자 XRP 지지자인 빌 모건(Bill Morgan)은 이번 신청이 낙관적인 결과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유사한 공동 요청이 단 7일 만에 기각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토레스 판사가 이번에도 빠르게 결론을 내릴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전례는 XRP 투자자들에게 섣부른 기대보다는 상황을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요청의 핵심은 리플이 제안한 벌금 감경과 금지명령 철회다. 이는 양측이 합의안을 성립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설정한 내용으로,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항소와 교차항소 절차 역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모건은 “이런 방식이 법적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리플이 굳이 판결 수정을 전제로 합의를 요청한 것은 무리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는 법원이 리플의 조건을 수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
시장에서는 XRP의 급등 가능성을 놓고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합의가 승인될 경우 XRP는 단기적으로 2.5달러(약 3,475원)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5달러(약 6,950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명확한 규제 기준이 확립될 때만 가능한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법원이 양측의 요청을 또다시 기각할 경우, XRP 가격은 급락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결론은 리플뿐 아니라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길 전망이다. 법원이 어느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은 제도권과 암호화폐 시장 간의 지속적 갈등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한 하나의 시험대다. 투자자들은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규제 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시장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