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며칠간의 숨 고르기 장세를 끝낸 비트코인은 9일 저녁(현지시간)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넘어서며 이달 들어 가장 강한 상승 흐름을 보여줬다. 최근 주요 저항선이었던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를 돌파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5월 22일 '비트코인 피자 데이'에 기록했던 고점을 찍은 이후 가격 조정을 거쳐 이란-이스라엘 충돌 여파로 지난달 말 9만 8,000달러(약 1억 3,622만 원) 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이후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빠르게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선을 재탈환했고, 이후 2주 이상 두 자릿수 가격대에서 거래되지 않았다.
7월 초반에는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에서 11만 달러 사이에서 박스권 흐름이 이어졌으나, 불과 수 시간 전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격이 급등했다. 비트스탬프(Bitstamp)를 포함한 다수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인 11만 2,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급등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한몫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금리를 단번에 300bp(3.00%포인트)나 인하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처럼 급격한 금리 인하는 고위험 자산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의 상승 흐름은 다른 암호화폐로 확산되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하루 만에 6% 이상 뛰어 2,800달러(약 389만 원)에 근접했으며, 리플(XRP) 등 주요 알트코인도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거래자들은 큰 손실을 떠안았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청산 규모는 4억 8,000만 달러(약 6,672억 원)에 달했다. 무려 10만 명의 트레이더가 포지션을 청산당했으며, 대다수는 숏(매도) 포지션이었다.
한편 이날 가장 큰 단일 청산 사례는 HTX 거래소에서 발생했으며, 규모는 5,100만 달러(약 709억 원)에 이르렀다. 위험한 투자를 경계하라는 경고음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다시금 날카로운 칼날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