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사상 최고가인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돌파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중심에 다시 섰다. 시가총액은 약 2.4조 달러(약 3,336조 원)에 이르며, 시총 기준 세계 자산 순위에서 아마존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강세장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일부 지표들은 오히려 반등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우선, 기술 분석에서 자주 활용되는 '상대강도지수(RSI)'가 약 75 수준에 도달하며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RSI가 70을 넘으면 ‘매수세가 지나치게 몰렸다’고 해석돼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는 비트코인이 과도하게 상승했을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거래소 단위의 비트코인 유입량도 위험 요소다. 최근 4일 동안 비트코인 입금량이 출금량을 초과하면서 매도압력 증가 조짐이 포착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위해 코인을 거래소로 이동시키고 있음을 의미하고, 곧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 심리 지표인 '공포탐욕지수(Fear and Greed Index)'도 연일 탐욕(Greed) 또는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구간에서 정체 중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상승 흐름에 무분별하게 뛰어들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역설적으로 시장 반전 가능성도 함께 암시한다. 역사적으로도 암호화폐 시장은 대중 심리가 정점에 달했을 때 예기치 못한 하락세로 전환된 사례가 많았다.
여기에 채굴자들의 매도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온체인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트위터를 통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채굴자들이 3,000 BTC 이상을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3억 6,000만 달러(약 5,004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매도는 채굴자들이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여 일부 이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결과적으로 시장에 공급이 급증할 수 있다.
다만 수요 측면에선 뚜렷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일명 ‘새우’, ‘게’, ‘물고기’라 불리는 소액 보유자들—이 채굴로 생산되는 신규 물량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며 중장기 상승 추세를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현재 비트코인의 거침없는 상승은 기술적 과열, 거래소 유입 증가, 탐욕 심리, 채굴자 매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단기 조정 압력을 안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소액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수세와 글로벌 수요는 추후 상승 여력을 남겨두고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한층 세심한 판단과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