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비트코인(BTC)의 숨 고르기 국면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선 아래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이더리움(ETH), 리플(XRP), 카르다노(ADA)를 비롯한 알트코인들이 강세 흐름을 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거래자들은 더욱 높은 수익을 위해 비트코인에서 벗어나 알트코인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알트코인 시즌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은 3,793달러(약 5,270만 원)까지 치솟으며 2022년 초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증가와 신규 ETF 상품 유입 등 실질적인 금융 상품 출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에도 이더리움은 25% 이상 상승하며 비트코인 대비 상대적인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다.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비율 상승 역시 눈여겨볼 만한 흐름이다.
밈코인 대표주자 도지코인(DOGE) 역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9% 이상 급등하며 현재 0.27달러(약 375원)를 기록했고, 이는 1년 만에 최고치다. 일주일간 누적 상승률은 33%에 달해 위험 감수 성향이 재부상하고 있는 시장 분위기를 방증한다. 이밖에도 XRP는 3.55달러(약 4,935원) 선에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4%가량 올랐고, 솔라나(SOL)와 바이낸스코인(BNB), 카르다노(ADA)도 각각 3%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초 66%였던 점유율은 현재 62% 이하로 줄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서 이탈해 다양한 알트코인으로 자금을 분산 투자하고 있다는 흐름을 반영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크립토 애널리스트 VirtualBacon은 “진정한 알트코인 시즌은 길어야 1~2개월이고, 비트코인이 조정에 접어들면 시장 지배력을 회복하며 알트코인 랠리는 급격히 사라진다”며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환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현실 자산의 토큰화와 관련 법제화 진전이 꼽힌다. 블랙록, JP모건 등 대형 금융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은 이미 240억 달러(약 33조 3,600억 원)를 돌파하며 투자 관심을 끌고 있다. 국채, 부동산, 신용 등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알트코인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과세 기준을 다루며, 명확한 규제를 통한 시장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비록 아직 최종 통과되진 않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조짐만으로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결국 현재 상황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던 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이 실사용성 강조되는 새로운 세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레이더들은 이제 ‘다음 비트코인’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이더리움, 도지코인, XRP 그리고 실물 기반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그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