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SOL)의 공동 창업자 아나톨리 야코벤코(Anatoly Yakovenko)가 대체 불가능 토큰(NFT)과 밈코인을 ‘디지털 쓰레기(digital slop)’로 규정하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 전반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은 솔라나 생태계의 주된 트래픽 발생원인 이들 자산의 ‘본질적 가치 없음’을 지적한 것으로 각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문제가 된 발언은 야코벤코가 SNS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처음 제기됐다. 그는 “NFT와 밈코인은 본질적인 가치가 없는 모바일 게임의 뽑기 상자와 다르지 않다”며, “사람들이 매년 1,500억 달러(약 208조 5,000억 원)를 모바일 게임에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투명성과 정직한 시장 구조가 자산의 진정한 가치 판단 기준이어야 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즉각 반론에 부딪혔다. 솔라나 블록체인을 수익성 있게 만든 요소가 바로 NFT와 밈코인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야코벤코의 주장이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오픈씨(OpenSea)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아담 홀랜더(Adam Hollander)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이 명확히 증명되는 NFT의 개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그 자체로 분명한 가치를 지닌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인플루언서는 “솔라나에서 NFT와 밈코인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없는 수준”이라며, 솔라나가 과거 잊혀진 프로젝트 테조스처럼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저 커뮤니티 역시 “콘텐츠 소비 자체도 가치가 있다”는 관점에서, NFT와 밈코인이 비록 실용성이 부족할 수는 있어도 문화적, 감정적 가치는 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야코벤코는 별도의 트윗을 통해 자신의 진의가 NFT나 밈코인 자체를 비난하려던 것이 아닌, 시장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자들에 대한 경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장 구조를 흐리는 자들은 차라리 사라져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경고하며, 정직한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야코벤코는 시스템 엔지니어 출신으로, 솔라나가 기술 성능과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조작과 과잉 과대광고에 대한 근본적인 피로감`에서 비롯된 발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지속적으로 규제 명확화와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을 촉구해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논쟁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의 근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무엇이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가? 실용성? 투기성? 아니면 소유 그 자체? 현재 거의 1,040억 달러(약 144조 5,600억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중인 솔라나는 초고속 거래와 저렴한 수수료, 밈 문화로 성장했지만, 향후 성장을 이끄는 주체가 무엇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명확한 점은 하나다. 밈코인과 NFT에 대한 논쟁은 일시적 해프닝이 아닌, 암호화폐의 정체성과 미래를 둘러싼 지속적인 논의의 일부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