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둘러싼 ‘양자컴퓨팅’ 위협 대응을 두고 핵심 개발자들 사이의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위협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대응 방식에서는 ‘사전 대비’와 ‘강제 전환’이라는 상반된 해법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지금 준비해야 한다”… 점진적 대응 강조
블록스트림의 CEO 아담 백(Adam Back)은 16일 프랑스 파리 블록체인 위크에서 “양자컴퓨터는 아직 실험실 단계에 가깝지만, 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년간 기술 발전이 ‘점진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급하게 대응하는 것보다 통제된 방식의 사전 변화가 훨씬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블록스트림은 비트코인과 연동된 사이드체인 ‘리퀴드(Liquid)’에서 ‘양자내성 서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아담 백은 2021년 도입된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가 새로운 서명 방식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사용자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점진적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들이 약 10년의 시간 동안 지갑 키를 양자내성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5년 내 강제 전환” BIP-361 논쟁 부상
반면, 제임슨 로프(Jameson Lopp)와 개발자들이 제안한 ‘BIP-361’은 훨씬 강경한 접근을 취한다. 이 제안은 양자 취약 주소를 5년 내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환하지 않은 자산은 동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경우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100만 BTC를 포함해, 10년 이상 이동이 없는 약 560만 BTC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대규모 자산이 네트워크에서 ‘비활성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셈이다.
아담 백은 해당 제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긴급 상황에서 빠르게 합의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에도 치명적 버그가 수 시간 내 해결된 사례가 있다”며 “위기가 오히려 합의를 빠르게 만든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현실화 가능성… 논쟁 촉발
이번 논쟁의 배경에는 양자컴퓨팅 기술 진전이 있다. 최근 구글과 칼텍 연구진은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예상보다 빠르게 등장할 수 있다고 밝히며 논의를 촉발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보안 문제가 ‘이론적 위협’에서 ‘현실적 대비 과제’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아직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개발자 간 합의 방향에 따라 장기적인 네트워크 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핵심 쟁점은 하나로 모인다.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에 ‘미리 강제할 것인가’, 아니면 실제 위기 시점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인가’다. 비트코인의 탈중앙 구조 특성상 이 선택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 철학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 시장 해석
양자컴퓨팅 위협이 ‘이론’에서 ‘준비 단계’로 격상되며 비트코인 보안 논쟁이 현실화됨
개발자 간 대응 방식 차이는 기술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 철학 충돌로 확장
장기적으로 네트워크 구조 변경 및 자산 이동 압력 가능성 존재
💡 전략 포인트
단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나 장기 보안 업그레이드 이슈는 지속 모니터링 필요
Taproot 기반 유연한 업그레이드 가능성은 긍정적 요소
강제 전환 시 장기 미사용 BTC 이동 및 시장 공급 변화 리스크 존재
📘 용어정리
양자내성 암호: 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어려운 차세대 암호 기술
Taproot: 비트코인 확장성과 프라이버시 개선을 위한 업그레이드
BIP-361: 양자 취약 주소를 5년 내 강제 전환하는 제안
사이드체인: 메인 블록체인과 연결된 별도 실험 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