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BTC)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의가 커지는 가운데, 비트멕스 리서치가 ‘카나리 펀드’라는 대안을 내놨다. 논란이 된 BIP-361의 ‘선동결 후검증’ 방식 대신, 실제 공격이 확인된 뒤에만 대응하는 ‘증거 우선’ 접근이다.
17일(현지시간) 비트멕스 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양자 공격이 온체인에서 실제로 관측될 때만 취약한 코인을 잠그는 구조다. 최근 오래된 비트코인 주소를 단계적으로 동결하자는 BIP-361이 제기됐지만, 이는 ‘내 키가 아니면 내 코인도 아니다’라는 비트코인의 핵심 철학과 충돌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공격 확인 뒤에만 반응하는 구조
비트멕스가 제시한 ‘카나리 접근법’은 너무 이른 동결이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비트멕스 리서치는 이미 ‘양자 안전 램포트 서명’, ‘탭루트 양자 스펜드 경로’, ‘양자 동결의 영향 완화’ 등 관련 연구를 이어왔고, 카나리 펀드는 그 연장선에 있다.
핵심은 공개적으로 누구도 개인키를 보유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NUMS(Nothing-Up-My-Sleeve) 방식의 특수 주소를 만드는 데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보내면, 누군가 양자컴퓨터로 이 주소의 자금을 실제로 이동시켜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그 자금이 움직인다면, 비트코인 보안이 실제로 깨졌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시장 혼란 줄일 수 있지만, 공격자 행동 가정은 부담
이 방식은 약 34%에 달하는, 약 690만 개 비트코인이 아직 남아 있는 오래된 주소를 근거 없이 묶어두는 것보다 시장 충격이 작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결 공포로 인한 패닉을 줄이고, 네트워크가 실제 위협이 확인될 때만 대응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점에서다.
다만 반론도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 닉 카터는 양자 공격자가 굳이 ‘정직하게’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큰 지갑을 조용히 털거나, 더 많은 소형 지갑을 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트멕스 역시 이 설계가 복잡하고 완전히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결국 카나리 펀드는 확정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하나의 제안이다. 그럼에도 비트코인(BTC)의 분산성과 소유권 원칙을 지키면서 양자위협에 대비하려는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 향후 업계 논의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