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들이 비트코인(BTC) 재무전략을 본격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 스트레티지(Strategy)를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자본시장 구조와 규제가 미국과 달라, 결국 ‘유럽식’ 모델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13일(현지시간) 파리 블록체인 위크 2026에서 세무·법률 전문가들은 유럽 기업의 비트코인 운용 방식이 미국의 스트레티지와는 다른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하는 로펌 래텀 앤 왓킨스의 토마스 보겔 파트너는 유럽에서 전환사채 등 금융상품을 발행할 때의 제약이 미국과 다르다며, 프랑스나 유럽 대차대조표를 기반으로 같은 공식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와 프랑스 또는 유럽의 재무제표를 통해 발행할 때는 제약 조건이 같지 않다”며 시장 깊이, 규제, 투자자 성향의 차이를 짚었다. 프랑스 기반 재무기업 캐피털 B의 비트코인 전략을 이끄는 알렉상드르 라이제도 유럽 기업들이 프랑스 상장시장이나 룩셈부르크 구조 등 현지 인프라를 활용해 비트코인 노출을 담은 자금 조달 방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상장사 비트코인 보유 현황
실제 유럽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보유는 늘고 있지만 규모는 아직 작고 분산돼 있다. 비트코인트레저리즈넷에 따르면 독일의 비트코인 그룹 SE는 3,605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약 2억6800만달러 수준이다. 캐피털 B는 2,925BTC를 보유 중이지만 비트코인당 평균 매입단가가 99,932달러로, 약 25.6%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의 세쿼이아스 커뮤니케이션스는 2,139BTC를 보유했지만 매입가와 손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트레저리는 1,111BTC를 평균 11만1,857달러에 매수해 약 33.5%의 미실현 손실을 안고 있고, 스웨덴의 H100 그룹도 1,051BTC를 평균 11만4,615달러에 들여와 약 35.1% 손실 상태다.
미국 스트레티지와의 격차
반면 미국의 스트레티지는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스트레티지는 월요일 한 주 동안 13,927BTC를 약 10억달러에 추가 매입해 총 보유량을 780,897BTC까지 늘렸다. 현재 원달러환율 1,480.50원을 적용하면 약 1조4805억원에 해당하는 자금 규모다.
유럽의 비트코인 재무전략은 이제 막 확산 단계에 들어섰지만, 시장 반응과 자금조달 구조를 보면 미국식 대규모 확장보다는 지역 시장에 맞춘 ‘현지화’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보인다. 결국 유럽 기업들의 비트코인 전략은 스트레티지의 복제보다, 제도와 자본시장 여건에 맞춘 별도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