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에서 인공지능(AI)으로의 ‘인재 이동’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의 핵심 마케팅 인력이 OpenAI로 대거 이동하면서 산업 간 무게중심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1년여 동안 코인베이스 마케팅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샌프란시스코 기반 AI 기업 OpenAI로 자리를 옮겼다. 단순 이직을 넘어 동일 조직의 핵심 인력이 연쇄적으로 이동한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약 13,900평(15만 스퀘어피트) 규모 사무실을 운영할 정도로 대형 조직이지만, 이번 이동은 고위 인력 중심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 흐름은 2024년 11월 사라 러셀(Sarah Russell)이 OpenAI 마케팅·운영 부문 부사장으로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케이트 라우치(Kate Rouch)가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이동하며 흐름이 본격화됐다. 라우치는 코인베이스에서 동일 직책을 맡았던 핵심 인물이다.
이어 엘케 카르스텐스(Elke Karstens), 케이틀린 지아네티(Kaitlin Gianetti), 에이미 로빈스(Amy Robbins), 니나 모가베로(Nina Mogavero) 등 마케팅 핵심 인력들이 순차적으로 OpenAI에 합류했다. 이들 대부분은 메타(Meta) 출신으로, 실리콘밸리 빅테크에서 축적된 브랜드 및 제품 마케팅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동의 중심에 라우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라우치는 과거 메타와 코인베이스에서 함께 일했던 인재들을 OpenAI로 끌어오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150명 이상의 마케팅 조직 중 일부 인력이 이동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준”이라며 “이를 특별한 현상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력 이동은 마케팅 부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달 초 톰 더프 고든(Tom Duff Gordon) 전 코인베이스 국제 정책 총괄 역시 OpenAI로 자리를 옮겼다. 제품, 디자인, 데이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AI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 역시 코인베이스 출신 인재를 영입했다. 베이스(Base) 네트워크 마케팅을 이끌던 사라 울프(Sarah Wolf)는 최근 해당 기업으로 이동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이직을 넘어 산업 전반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비트코인(BTC) 채굴 기업들이 AI 인프라로 사업을 확장하고, 벤처캐피탈 자금 역시 AI로 쏠리는 상황에서 인재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결국 이번 코인베이스 인력 이동은 ‘크립토에서 AI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향후 인재와 자본의 흐름이 어떤 산업에 더 집중될지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