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급격히 식기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4월 23일 지난주인 4월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4천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 주 전보다 6천건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전망과 비교하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만건을 약간 웃돌았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해고와 고용 사정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보여주는 지표여서, 미국 경기와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자주 활용된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 수를 뜻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늘었다. 4월 5∼11일 기준으로 182만1천건을 기록해 한 주 전보다 1만2천건 증가했다. 이 지표는 일자리를 잃은 뒤 다시 취업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보여주는 참고 지표인데, 이번 수치만 놓고 보면 재취업 여건이 아주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절대적인 수준 자체는 아직 노동시장이 크게 흔들렸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가능성 때문에 고용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반적으로 낮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고용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시장이 견조하면 가계 소비가 쉽게 꺾이지 않아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물가 압력을 충분히 낮추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주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중동 분쟁이 고용을 포함한 기업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주요 불확실성이라고 짚었다. 많은 기업이 이런 대외 변수와 경기 흐름을 지켜보며 투자와 채용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진단도 함께 내놨다. 결국 현재 미국 고용시장은 겉으로는 안정적이지만, 기업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만 할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발표될 고용지표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판단에 따라 안정세를 이어갈 수도 있고, 경기 둔화 신호가 쌓일 경우 점진적인 약화 국면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