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경기 포천 생산센터에 자동화 설비와 저온 숙성 공정을 앞세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도 품질 차별화 경쟁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은 지난해 4월부터 가동한 포천 공장에서 원료 혼합부터 충진, 포장, 검수, 출하 준비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해 운영하고 있다. 공장 내부에는 협동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촘촘히 배치돼 있었고, 각 공정 구역의 현장 인력은 1∼3명 수준에 그쳤다. 회사 측은 주요 공정에 로봇을 적극 투입한 결과 동일 규모 공장과 비교해 인력을 50∼60%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산업현장에서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비를 뜻하는데, 벤슨 공장도 광센서를 활용해 작업자와 로봇이 안전 펜스 없이 함께 움직이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였다.
이 회사가 자동화만큼 강조하는 부분은 원재료와 제조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은 물에 탈지분유를 섞거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원료를 혼합하는 경우가 많지만, 벤슨은 국내산 원유와 유크림을 기반으로 35도 안팎의 낮은 온도에서 혼합하고, 이후 0∼4도의 저온에서 최소 24시간 이상 숙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유지방 함량이 최대 17%에 이르는 제품 특성상 충분한 숙성 시간을 거쳐야 진한 풍미가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또 공기 함량인 오버런을 약 40% 수준으로 낮춰 식감을 더 쫀득하고 밀도 있게 구현했다고 밝혔다. 오버런은 아이스크림 제조 과정에서 공기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뜻하는데, 이 비율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묵직하고 진한 질감을 내기 쉽다.
이 같은 생산 방식은 단순히 맛의 차별화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전략과도 연결된다. 회사 측은 원유 가공부터 제조와 포장까지 공장에서 한 번에 관리하는 이른바 원스톱 체계를 통해 제품별 편차를 줄이고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메뉴 하나를 내놓는 데에도 콘셉트 설정, 샘플 검토, 원재료 수급까지 평균 6개월 이상을 들인다고 한다. 빠른 출시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우선하겠다는 뜻으로, 대량 생산 중심의 일반 아이스크림 시장과는 다른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분명히 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생산능력도 확대 여력을 갖췄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1교대 운영만으로도 하루 아이스크림 컵 600∼700개를 포함해 전체 제품 2만여개를 생산할 수 있으며, 앞으로 교대 운영 확대와 생산 속도 개선이 이뤄지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벤슨은 올해 30호점, 내년 100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원가 부담과 소비 둔화가 동시에 이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좋은 원재료와 제조 공정을 내세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도 자동화에 따른 생산 효율과 고급 원재료를 앞세운 품질 경쟁이 함께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