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가 생성·이동·노출되는 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이제 기업 경쟁력은 단순한 ‘백업’이 아니라 실제로 복구하고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데이터 복원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애 이후 얼마나 빨리 시스템을 되살릴 수 있느냐가 기업 회복력의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더큐브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크리스타 케이스는 최근 분석에서, 기업들이 더 이상 데이터 보호를 후방 업무로 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멀티클라우드, AI 기반 워크로드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데이터 가시성은 낮아지고 통제는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비임 소프트웨어 그룹은 단순 백업 솔루션 기업이 아니라 복구, 보안, 거버넌스를 하나의 운영 계층으로 묶는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스는 특히 AI가 데이터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모델과 파이프라인 전반에 새로운 의존성을 만들어 복구를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조직 가운데 AI가 생성한 데이터의 절반 이상을 백업하는 곳은 31%에 그쳤다. AI 도입 속도에 비해 보호 정책과 점검 체계가 일관되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호’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복구 가능성
시장 논의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데이터가 보호되고 있는지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장애 상황에서 복구가 가능한지를 입증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는 ‘준비돼 있다’는 가정이 많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이런 자신감이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케이스는 현재 가장 큰 위험으로 ‘다운타임’과 ‘통제력 상실’의 결합을 꼽았다. 랜섬웨어 대응, 규제 준수, 고객 신뢰 유지 등 어느 하나도 복구 능력 없이는 방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조직이 AI를 데이터 보호에 활용할 때 기대한 효과를 아직 충분히 얻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기술 도입과 운영 성숙도 사이의 간극도 드러났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복구를 수동적 안전장치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기능’으로 다루고 있다. 실제 조건에서 복구 훈련을 반복하고, 사고 대응 프로세스에 복구 절차를 포함하며, 탐지에서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도 도입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 복원력을 보안, 개인정보 보호, 비용, 규제 대응과 연결된 전사 리스크 관리의 일부로 보는 접근이다.
AI 시대 복구는 파일이 아니라 ‘업무 상태’까지 겨냥
더큐브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브 벨란테는 비임의 최근 발표가 AI 시대에 맞춘 시장 변화 흐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데이터를 살리는 수준을 넘어, 실제 기업 운영 상태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복원 개념이 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AI 환경에서는 단순히 파일, 워크로드, 애플리케이션만 복원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에이전트 활동, 정책 제어, 승인 절차, 권한 설정, 문맥 정보처럼 새로운 운영 상태가 함께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의 복구는 데이터 객체 복원에 머물지 않고 ‘기업의 상태’를 되돌리는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AI 도입이 활발한 기업일수록 데이터 복원력을 별도 IT 기능이 아니라 경영 연속성의 핵심 축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복구 속도뿐 아니라 복구 범위, 검증 체계, 거버넌스 연계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비임온서 복원력 전략 집중 조명
실리콘앵글 미디어의 라이브 스튜디오 더큐브는 5월 14일 열리는 ‘비임온’ 행사에서 데이터 복원력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업계 리더와 실무자들이 전통적 백업을 넘어 복구·보안·거버넌스를 통합한 운영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는지 논의한다.
이번 논의는 AI 확산으로 데이터 보호의 개념이 빠르게 바뀌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도 실제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증명 가능한 복구 체계를 갖추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AI 시대의 승부처는 기술 도입 속도만이 아니라, 흔들릴 때 얼마나 빨리 정상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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