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RK.A, BRK.B)가 올해 1분기 중 시티그룹(C) 지분 전량을 정리하고, 미국 주요 은행 주식 대부분에서 손을 뗐다. 최근 그의 연말 은퇴 발표 이후 버크셔 주가는 일시적 조정을 겪었지만, 연초 이후 시장 대비 높은 성과를 유지 중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동안 보유 중이던 시티그룹 지분 1,460만 주 이상을 전량 매각했다. 동시에 뱅크오브아메리카(BAC)에서는 약 4,860만 주, 캐피털 원 파이낸셜(COF)에서는 30만 주를 각각 줄이며, 금융 부문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축소했다. 여기에 더해 브라질 핀테크 기업 누 홀딩스(NU)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한편, 비은행 주식에 대한 확대도 눈에 띄었다. 버크셔는 주류기업 컨스텔레이션 브랜즈(STZ)의 지분을 두 배 이상 확대해 1,200만 주 이상으로 늘렸다. 이 소식에 STZ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가까이 상승했다. 또, 도미노피자(DPZ) 지분을 약 24만 주, 전자 부품 제조업체 하이코(HEI) 주식을 약 11만 주 매입했으며, 베리사인(VRSN), 시리우스 XM(SIRI), 풀 코퍼레이션(POOL),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XY) 등에도 투자를 늘렸다.
이외에도 버크셔는 리버티 미디어 포뮬라 원(FWONK), 차터 커뮤니케이션스(CHTR), 다비타(DVA), 티모바일(TMUS) 등에서 일부 지분을 정리했으며, 지난해 규모를 줄였던 애플(AAPL) 주식은 이번 분기에는 그대로 유지했다.
버핏의 연말 은퇴 발표 이후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으나, 올해 들어 버크셔 주가는 12% 상승하며 같은 기간 약 0.6% 오른 S&P500보다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고령의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그 동안 준비되어 온 후계자인 그렉 아벨이 CEO로 취임할 예정이며, 버핏은 회장직은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은 현재의 고금리 환경과 금융권 실적 변동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소비재, 에너지, 기술 중심의 안정 자산군으로 무게중심을 조정해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버크셔의 향후 행보는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이정표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