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연일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서클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전통금융권과의 신뢰 관계를 꼽고 있다.
◇ 상장 첫날 168% 상승…기록적인 IPO
서클은 지난 5일(현지시간) 티커 ‘CRCL’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주당 31달러였으며, 첫 거래일 종가는 83.23달러를 기록해 168% 상승했다. 시장조사기관 르네상스캐피털은 이번 IPO가 최근 30년간 10억 달러 규모 상장 가운데 가장 강력한 초기 성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세는 이어졌다. 9일 기준 서클 주가는 장중 138.57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185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시총 대비 25% 수준으로, 전통 기술기업들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수익 대부분 ‘준비금 운용’에서 발생
서클의 주요 수익원은 자체 발행 스테이블코인 USDC(USD Coin)의 준비금 운용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준비금 운용 수익은 총 16억 6,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기타 수익은 1,500만 달러 수준이다.
전체 수익은 16억 7,600만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1억 6,700만 달러(영업이익률 9%)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억 5,6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주요 지출 항목으로는 분배 및 거래 비용 10억 1,700만 달러, 인건비 2억 6,300만 달러 등이 포함됐다.
◇ 일본 SBI와 협력…동북아 시장 진출 본격화
서클은 최근 일본 금융 대기업 SBI홀딩스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아시아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SBI는 자회사 SBI신세이은행을 통해 서클에 총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향후 자사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SBI VC 트레이드’를 통해 USDC 유통 및 거래를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파트너십을 단순한 재무 투자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USDC의 실사용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전통금융과 암호화폐 연결…“신뢰 기반 모델”
시장 전문가들은 서클의 성공 배경으로 높은 투명성과 전통금융과의 연계를 꼽고 있다. 실제로 서클은 코인베이스 수익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리플(XRP)의 전략적 파트너로도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서클의 IPO 사례가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 수익성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구조의 기업들에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안정성 기반 비즈니스로 ‘월가’ 진입
서클은 국채와 달러 예치금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운용하면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고변동성 자산 중심의 암호화폐 시장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장을 계기로 서클은 암호화폐 산업의 ‘신뢰 가능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