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DIS)의 주가가 실적 발표 직후 장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상향 조정된 연간 이익 전망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디즈니는 2025 회계연도 2분기에 주당순이익(EPS, 조정 기준) 1.45달러, 매출 236억 2,000만 달러(약 34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EPS 1.20달러와 매출 231억 7,000만 달러(약 33조 3,000억 원)를 모두 상회한 성적이다.
보브 아이거(Bob Iger)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상반기 호실적에 이어 극장 개봉작, ESPN의 신규 다이렉트 투 컨슈머(DTC) 서비스 출시, 그리고 디즈니랜드 및 크루즈 사업 확장 등 기대되는 요소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반기까지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경영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디즈니는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기존보다 크게 올린 5.7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준이며, 직전 분기만 해도 한 자릿수 후반대 성장률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상향이다. 디즈니는 다만 “거시경제 흐름과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잔존한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5% 급등했다. 다만 올해 들어 주가가 약 17% 하락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반등이 반전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편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1분기 1억 2,460만 명에서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입자는 1억 2,600만 명에 도달하며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디즈니 측은 3분기에도 가입자 수가 완만하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UBS 분석가들은 발표 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예상하지만, 경기 둔화나 광고 실적, 테마파크 경험 매출 둔화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는 그런 우려를 일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디즈니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흥행 부진, 스트리밍 비용 부담, 경쟁 심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의 의미가 더 크다고 평가한다. 특히 실적 호조와 더불어 콘텐츠 및 경험 비즈니스 양측 모두에서 성장 기대감을 높인 점은 디즈니의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