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로 인해 애보트랩(ABT)이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사업 부문 중 하나인 진단사업 부문의 부진이 투자 심리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애보트는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기존 5.05~5.25달러에서 5.10~5.20달러로 소폭 조정했다. 겉보기에 상향 조정처럼 보이나 상단은 낮추고 하단은 높인 ‘좁혀진 전망’이 시장에는 보수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졌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애보트 주가는 8% 넘게 급락하며 S&P500 구성 종목 중 하락률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여전히 7%가량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의 2분기 실적에서는 사업 부문별 희비가 엇갈렸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진단사업 부문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22억 8,000만 달러(약 3조 2,80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은 무려 46% 감소하며 5,500만 달러(약 790억 원)에 불과했다. 팬데믹 시기 급성장했던 이 분야는 이제 수요 축소와 함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영양사업 부문은 2.9% 증가한 22억 1,000만 달러(약 3조 1,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해외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기존 제약 부문도 6.9% 성장해 13억 8,000만 달러(약 2조 원)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2분기 조정 EPS가 1.26달러, 매출은 111억 4,000만 달러(약 16조 400억 원)로 시장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다.
로버트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상반기 실적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과였다"고 평가하며, 하반기와 내년까지의 성장 모멘텀 유지를 자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관련 일회성 수익이 점점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애보트의 미래 성장은 영양제품과 일반 치료제 중심으로 전환되는 구조적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도 나온다.
이번 실적 발표는 팬데믹 이후 국면에서 헬스케어 기업들이 겪는 전환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투자자 입장에서 애보트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지만, 주가와 실적의 흐름은 코로나 이후의 리오프닝 경제 구조와 긴밀히 엮여 있는 만큼 유연한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