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밸류에이션이 주가매출비율(PSR)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일부 정보기술 대형주의 주가 상승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시장 전반의 가치 판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이 8월 3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S&P500의 PSR은 지난 8월 28일 기준 3.23배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주가매출비율은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을 연간 매출로 나눈 것으로,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고평가됐음을 뜻한다. 이는 현재 시장이 기업 매출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는 아직 최고치에 이르진 않았지만,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 S&P500의 PER은 22.5배에 달하면서 2000년 이후 평균치인 16.8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기술주의 강한 실적 성장 기대가 전체 시장의 주가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과열 현상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현상이라는 반론도 있다. 동일가중 방식으로 계산한 S&P500 지수의 PSR은 1.76배로, 오히려 장기 평균인 1.43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동일가중 지수는 모든 종목에 동등한 비중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형주의 영향을 최소화한 지표다.
이 같은 격차는 S&P500 지수가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7월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지수 내 비중은 3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기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이 전체 시장가치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기술주 중심의 성장 기대가 지속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반면 금리 인상 혹은 실적 성장 정체와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과대평가된 주가의 급락 등 시장의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