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일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종료를 앞둔 경계감 속에서도 반도체 실적 기대에 힘입어 올라 6,21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17포인트(0.44%) 오른 6,219.0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6,213.92로 출발한 뒤 한때 약세로 밀렸지만, 오후 들어 상승 흐름을 되찾으며 장중 6,278.36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4.81포인트(0.41%) 오른 1,174.85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은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을 썼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6.3원 내린 1,477.2원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중동 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앞서 뉴욕증시는 이란이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운항을 전면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승했지만, 이후 이란 군부가 통항 통제 방침을 다시 내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화물선에 발포와 나포 조치를 취하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라서, 이 지역 불안은 곧바로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때 7% 넘게 뛰며 배럴당 89달러선까지 올라섰다.
다만 증시를 떠받친 쪽은 기업 실적 기대였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에스케이하이닉스에 대해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수익성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기대가 반도체주 전반으로 번지면서 지정학적 불안으로 눌렸던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천815억원을 순매수하며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천774억원, 1천62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653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에스케이하이닉스는 3.37% 올라 장중 117만5천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엘지에너지솔루션(2.63%), 삼성바이오로직스(0.25%), 두산에너빌리티(2.30%)도 올랐다. 중동 긴장 고조의 수혜 기대가 반영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4%), 현대로템(1.16%) 같은 방산주와 흥아해운(8.14%), 팬오션(3.84%) 등 해운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0.69%), 현대차(-2.04%), 기아(-1.13%), 케이비금융(-0.86%), 삼성물산(-0.50%), 셀트리온(-0.96%)은 약세였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3.48%), 전기전자(1.05%), 섬유의류(0.42%)가 올랐고, 오락문화(-1.99%), 건설(-1.76%)은 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천622억원, 188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천650억원을 순매도했다. 에코프로(2.44%), 에코프로비엠(0.96%), 알테오젠(1.50%) 등은 올랐고, 레인보우로보틱스(-1.14%), 삼천당제약(-1.65%) 등은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3조4천42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4조4천6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합쳐 16조3천30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 그리고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 방향을 함께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더라도 실적이 받쳐주는 업종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종목별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