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AAPL)을 향해 인도 내 생산 확대에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최근 팀 쿡(Tim Cook) 애플 CEO와의 대화를 공개하며, 애플이 인도에서 제조시설을 확장하는 대신 미국 내 생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우리가 당신을 잘 대해왔고, 수년간 중국에서 공장을 짓는 것도 이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을 비롯한 대부분의 소비자 기기를 중국에서 제조 중이며, 최근 몇 년간 일부 생산시설을 인도로 이전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현재 애플의 스마트폰 중 약 10~15%가 인도에서 조립되고 있으며, 2025년 말까지 2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최근 로이터는 2026년 말까지 미국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아이폰이 인도에서 생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간 6,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는 미국 시장에서 생산 거점을 대폭 재편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이처럼 인도 생산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한 시점에, 애플의 핵심 협력사인 폭스콘(Foxconn)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에서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 공장은 4억 3,300만 달러(약 6235억 원)를 투입해 월 2만 장 규격의 웨이퍼를 가공하고 디스플레이 구동칩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또 다른 발언에서 “쿡에게 ‘내 친구야, 우리는 잘 지내왔다. 그런데 너희가 지금 5,000억 달러를 들고 미국에 온다더니 인도에 공장을 짓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인도는 스스로 잘하고 있으니, 우리는 미국 투자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2월에도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텍사스에 인공지능 서버 전용 생산시설을 신설하는 프로젝트도 포함되며,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능을 위한 클라우드 서버 제조를 지원할 예정이다. 동시에 애플은 자사의 '첨단 제조 펀드' 규모를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 내 협력사들의 생산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폰 광학부품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 코히런트(Coherent Corp.)에 4억 1,000만 달러(약 5910억 원)를 지원한 바 있다.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는 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지만, 이에 대한 트럼프의 반발은 미국내 제조업 회귀를 강조해온 정치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이 애플의 향후 글로벌 생산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