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업계 전반에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구글이 차세대 코드 생성 도구 ‘스티치(Stitch)’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간 개발자의 과정을 축소하고 결과물 중심의 코드 생성을 지향하는 이 개념은, 전통적인 개발 패러다임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스티치’는 구글 랩스의 새로운 실험으로, 하나의 문장 명령만으로 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 구성을 설명하면 HTML과 CSS 템플릿이 자동 생성되며, 세부 속성도 조정 가능하다. 예컨대 ‘홈 화면에 검색창을 넣어줘’라는 명령을 내리면 플랫폼이 이에 맞는 레이아웃을 즉시 제시한다. 결과물은 피그마(Figma)로 바로 내보낼 수도 있어 디자이너뿐 아니라 비개발자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의 설명에 따르면 스티치는 반복적인 UI 생성 작업을 지원하며, ‘스탠다드 모드’에서는 제미니 2.5 플래시(Gemini 2.5 Flash) 모델을, ‘실험 모드’에서는 제미니 프로(Gemini Pro)를 기반으로 한다. 후자에서는 스케치나 와이어프레임, 스크린샷을 업로드해 화면 생성에 반영할 수 있다. 향후에는 스크린샷에 주석을 달아 변경 사항을 지시하는 기능까지 도입될 예정이다.
이처럼 스티치는 구글의 기존 자율 코딩 에이전트 ‘줄스(Jules)’의 연장선에 있는 제품으로, 다양한 시각적 요소와 명령어를 조합해 MVP 수준의 UI를 빠르게 구현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구글 측은 이를 통해 디자인 초안을 효율적으로 반복 생성할 수 있는 창작 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베타 버전인 만큼 초기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사용자는 10초 이내에 암호화폐 지갑 대시보드를 생성할 정도의 속도와 정교함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디자인 완성도와 커스터마이징 기능 부족을 지적했다. 디자이너업(DesignerUp)의 엘리자베스 앨리는 “화면 전환이 만나지 않거나 타이포그래피가 조잡하고 색 조합도 수준 이하였다”며 현 단계에 대해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특히 “이미 시장에 유사 도구가 많은데, 구글의 도전은 다소 무성의하게 느껴졌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사용자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상당수의 후기에서도 언급됐다. 경쟁사인 Uizard의 오토디자이너, 피그마의 퍼스트 드래프트 등은 이미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티치는 “그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일부 이용자는 같은 명령어를 다른 툴에 입력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점을 지적하며, 스티치의 실용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그럼에도 구글의 AI 코딩 생태계를 향한 행보는 분명 가속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깃허브 코파일럿, 아마존웹서비스(AWS)의 Q 개발자, 오픈AI의 코드엑스(Codex) 업데이트 등 경쟁사의 독자 플랫폼이 잇따라 출시되는 상황에서, 구글 역시 스티치와 줄스를 통해 후발자리에서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바이브 코딩이라는 새로운 조류 속에서 다양한 실험이 계속되는 지금, 스티치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개선과 진화를 거쳐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이 실질적인 사용자 피드백을 제품에 얼마나 빠르고 유의미하게 반영하느냐가 이후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