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DELL)가 인공지능(AI) 서버에 대한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분기 실적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서버 및 네트워킹 부문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AI 중심으로의 전환이 수익 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델은 이번 회계연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33억 8,000만 달러(약 33조 6,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Visible Alpha)가 예상한 평균치를 상회한 것이다. 핵심 성장 동력인 서버 및 네트워크 사업 부문 매출은 16% 증가한 63억 달러(약 9조 70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델이 역대 가장 큰 성과로 평가한 수치다. 델의 운영 책임자 제프 클라크(Jeff Clarke)는 자사의 AI 최적화 서버에 대해 “전례 없는 수요”가 있다고 밝히며 이번 성과의 배경을 설명했다.
AI 관련 매출 기여도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델은 이번 분기에만 AI 관련 주문량이 121억 달러(약 17조 4,000억 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회계연도 전체를 통틀어 인도한 규모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델의 AI 서버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순이익 측면에서는 다소 엇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조정 순이익은 10억 9,000만 달러(약 15조 7,000억 원)로 주당 1.55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주당 1.32달러) 대비 증가했지만, 월스트리트에서 제시한 전망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
향후 전망에서도 낙관적 기조를 유지했다. 델은 회계연도 2026년 전체 매출 전망치를 1,010억~1,050억 달러(약 145조 4,000억~151조 2,000억 원)로 유지하면서, 주당 조정순이익(EPS) 전망치는 기존 9.30달러에서 9.40달러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8.95달러보다도 높은 값이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델의 AI 부문이 “탄력을 받는 중”이라며, 연간 AI 서버 매출이 최대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실적과 전망에 힘입어 델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2%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목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약 1% 하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서버 수요 급증이라는 명확한 성장 동력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