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중심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린(Glean)이 최근 시리즈 F 투자 유치를 통해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를 확보하고, 기업 가치 72억 달러(약 1조 368억 원)를 달성했다. 이는 불과 9개월 전 평가였던 46억 달러(약 6,624억 원)에서 크게 뛰어오른 수치로, AI 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열기와 글린의 빠른 성장세를 방증한다.
이번 라운드는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코슬라 벤처스, 바이시클 캐피털, 지오데식 캐피털 등 다양한 벤처 캐피털이 참여했다. 글린 측은 이번 자금 유치가 급한 운영 자금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설립된 글린은 기업용 검색 엔진 '글린 서치(Glean Search)'로 주목받았다. 이 검색 도구는 사용자의 접근 권한에 따라 기업 내 데이터와 웹 정보를 통합적으로 검색해 효율적인 정보 접근을 지원한다. 이어 출시된 ‘글린 어시스턴트(Glean Assistant)’는 단순 검색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비서다. 사용자는 자연어로 명령을 내려 세일즈포스, 스노우플레이크 등 클라우드 플랫폼에 저장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으며, 지정된 주제에 대해 자동으로 보고서를 생성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개발자 업무 자동화를 위한 ‘글린 에이전트(Glean Agents)’가 정식 출시됐다. 이 제품은 복잡한 코드 디버깅 등 고난도 태스크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서드파티 언어 모델을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생산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글린은 2024년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이 이미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돌파했으며, 데이터브릭스, 퓨어스토리지 등 유수의 테크 기업들을 포함한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안에 자사 플랫폼에서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작업 수가 10억 건을 넘길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은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 고객 확대, 제품 기능 강화 등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생태계를 넓히고, AI 중심의 업무 자동화 흐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글린의 최고경영자 아르빈드 자인(Arvind Jain)은 “이제는 AI 솔루션이 단순한 효율화 도구를 넘어, 기업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시대”라며 “글린은 그 중심에서 기업들의 지식과 시스템을 더 스마트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