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국방 기술 스타트업 보이저 테크놀로지스가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127%나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이번 성과는 침체기로 평가됐던 IPO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보이저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공모가를 주당 31달러로 확정하고 총 3억 8,300만 달러(약 5,510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제시된 예고 범위인 26달러~29달러를 상회하는 가격이었다. 첫날 주가는 이보다 127%나 폭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단숨에 반영했다.
2019년 설립된 보이저는 인공지능 기반 정보 수집, 첨단 방위 시스템, 우주 미션 운영 서비스를 아우르는 기술 기반 기업이다.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까지 1,200건이 넘는 우주 및 국방 미션을 수행했고, 5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에어버스 등과 손잡고 민간 우주정거장 ‘스타랩(Starlab)’ 개발에 착수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보이저의 IPO는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주 산업 투자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글로벌 우주 스타트업 투자금은 연평균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 수준을 유지했으며,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눈에 띄는 시장 데뷔에도 불구하고 보이저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2024년 매출은 1억 4,400만 달러(약 2,070억 원)로 전년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순손실도 6,600만 달러(약 950억 원)로 두 배 넘게 확대됐다. 올 1분기 실적 역시 매출 3,500만 달러(약 500억 원), 순손실 2,8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기록했다.
보이저는 설립 이후 스카우트 벤처스, 세라핌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어스 벤처스, 뉴스페이스 캐피탈 등과 같은 벤처 투자사로부터 약 1억 7,800만 달러(약 2,560억 원)를 유치했다. 이번 IPO는 그런 신뢰 기반을 시장에 확장한 계기로 평가된다.
보이저 테크놀로지스는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VOYG’라는 티커로 거래되고 있으며, 우주 기술 상장기업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방위 산업과 우주 시장이 융합되는 추세 속에서 보이저가 향후 어떤 성장 스토리를 그려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