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은행이 이르면 5월 중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의 금융권과 정부가 인공지능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체계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미쓰비시유에프제이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이 지난 12일 일본을 찾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클로드 미토스는 고도화된 추론 능력을 갖춘 모델로 평가되지만, 그만큼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접근 대상을 넓게 공개하지 않고, 제한된 기관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왔다. 회사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주요 정보기술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 글래스윙’이라는 공동 대응 체계를 꾸려, 첨단 인공지능의 보안 위험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앤트로픽은 이번 일본 금융권 접근 허용 보도와 관련해 개별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을 피했다.
현재 미토스 접근 권한을 가진 곳은 미국 정부 기관을 포함해 약 40∼50곳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밖에서는 영국 인공지능안보연구소(AI 안전성과 위협을 연구하는 공공 성격의 기관)가 권한을 받은 사례가 거론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일본 3대 은행이 접근 권한을 얻게 되는 일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민감한 인공지능 기술의 국제 협력망에 일본 금융기관이 본격 편입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지난 4월 불거진 이른바 ‘미토스 쇼크’가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금융회사와 전력회사 등에 정보기술 시스템의 취약점을 다시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으며, 동시에 미토스 접근 권한 확보도 추진해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전날 각료 간담회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과 에너지처럼 국가 기반 기능을 담당하는 산업은 해킹이나 시스템 교란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이를 경제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으로는 일본 금융권이 미토스를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자체 시스템의 취약점을 점검하는 방패로 쓸 수도 있지만, 동시에 첨단 인공지능 접근 권한이 국가별로 제한되는 흐름은 기술 패권 경쟁과 보안 규제가 함께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금융권뿐 아니라 전력, 통신, 국방 등 핵심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인공지능을 둘러싼 국제 협력과 통제의 기준을 더 촘촘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