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가 체외진단 분야의 차세대 기술인 ‘랩온어칩’을 앞세워 바이오 의료산업의 혁신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정부 재정 지원과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연구부터 상용화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향후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체외진단(IVD)은 환자의 몸 밖에서 혈액이나 체액 등을 채취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정밀성과 속도, 데이터 활용 측면까지 고려한 차세대 기술로는 ‘랩온어칩(Lab-on-a-Chip)’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머리카락보다 미세한 관로를 칩 위에 구현해 소량의 검체로도 질병 유발 물질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현장진단(PoC)보다는 훨씬 적은 양으로 진단이 가능하고,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춘천시와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이 202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랩온어칩 실용화 플랫폼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204억 원(국비 140억 원, 지방비 64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단순한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인허가 절차 지원, 시제품 제작, 전문 인력 양성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특히 디지털 현미경과 AI를 활용한 시료 분석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암, 심혈관질환, 희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춘천은 이미 국내에서 체외진단 산업 특화도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갖춘 체외진단 특화센터가 위치한 유일한 도시이기도 하다. 춘천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랩온어칩 생산시설, 설계실, AI 데이터 서버실, 교육시설 등 하드웨어 인프라뿐 아니라, 국내외 인허가 절차, 마케팅 컨설팅, 해외 전시회 참여 지원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산업 지원 체계도 함께 구축해 전 주기적 산업 지원 생태계를 완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춘천시는 강원ICT융합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등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화 단계로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 연구개발(R&D)을 넘어 실제 제품의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실용화 전략의 일환이다. 동시에 중국 등 저가 체외진단 제품이 많은 시장과는 차별화되는 고정밀·고속 데이터 기반 제품으로 국제 시장 진출 가능성을 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춘천이 향후 바이오·의료기기 기반 신산업 중심지로 진화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GTX-B 노선 연장,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과 연계된다면 수도권과의 접근성, 인재 유치, 산업 고도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어 관련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