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암호화폐 산업의 협업적 정신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카피레프트(copyleft)’ 방식의 오픈소스 라이선스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테린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과거에는 누구든 자유롭게 소스코드를 활용할 수 있는 관대한(퍼미시브) 라이선스에 긍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카피레프트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본질인 협업과 공유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퍼미시브 라이선스와 카피레프트의 가장 큰 차이는 파생물에 대한 공개 여부다. 퍼미시브는 원 코드 활용에 별다른 조건을 두지 않지만, 카피레프트는 파생 코드까지도 반드시 오픈소스로 공유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는 이용자에게 더 큰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오픈소스 커뮤니티 전체의 성장에 기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부테린은 “저작권과 특허 자체에 대한 철학적 반감을 갖고 있다”며 “단순한 데이터 공유가 제3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의 법적 책임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오픈소스가 주류가 된 만큼 기업들이 이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카피레프트 방식이 지나치게 제약적일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특히 타인과의 공유 없이 코드가 내부적으로만 사용되더라도 공개 의무가 부과되는 점 등을 지적하며, 때때로 강압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번 입장 변화는 부테린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공유한 블로그 글을 통해 공개됐으며, 오픈소스 철학의 향방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개발자들과 프로젝트들이 이 같은 흐름에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