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세계 최대 수탁은행 BNY멜론과 손잡고 자사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준비금을 위탁 관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암호화폐 업계에 새로운 화두가 떠오르고 있다. RLUSD는 현재 유통량이 5억 달러(약 6,950억 원)를 돌파한 가운데, 이번 파트너십으로 리플은 결제 및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소식에 트리거를 당긴 주요 인물은 비트와이즈(Bitwise) 최고경영자 헌터 호슬리(Hunter Horsley)다. 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12개월 뒤에는 사람들이 리플을 XRP 준비금 회사라고 부르기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글을 남기며 주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리플의 향후 행보에 대한 대담한 전망으로 해석하는 반면, 일부는 과장된 해석이라고 선을 긋는다.
호슬리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도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2025년이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회, 규제기관, 그리고 백악관까지도 디지털 자산에 대해 점진적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과거 아이폰이 직장 문화에 들어오던 시기와 비슷한 흐름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앞으로 비트코인(BTC), XRP, 그리고 기타 주요 암호화폐들이 거래소를 넘어 주류 비즈니스 현장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예측은 최근 리플의 행보와도 맞물린다. 실제로 리플은 단순 결제 솔루션 공급사에서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호슬리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 암호화폐 국가 준비금 계획에 대해선 다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 계획은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XRP 등 주요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방침이었으나, 그는 비트코인 단독 중심의 전략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탁 결정과 호슬리의 발언을 놓고 “암호화폐가 이제 금융 시스템의 하부구조로 정착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암호화폐 업계가 규제를 뚫고 기업과 정부의 테이블 위에 본격 올라서는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