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mp.fun(펌프펀)이 약 1조 8,070억 원(13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데 이어, 단 20분 만에 자사 토큰인 PUMP를 약 32억 원(230만 달러) 규모로 바이백(자사매입)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같은 소식에 토큰 가격은 15% 가까이 치솟았지만, 암호화폐 업계 일각에서는 토큰의 실질적 유틸리티 부재와 가격 조작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바이백은 Solana(솔라나) 기반 밈코인 플랫폼 Pump.fun이 진행한 PUMP 토큰 판매 직후 단행됐다. Pump.fun은 전체 공급량 1조 개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토큰을 개당 0.004달러(약 5.6원)에 판매해 약 1조 8,070억 원(13억 2,000만 달러)을 확보했다. 이후 수수료 수익을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30억 개 이상의 PUMP 토큰을 매입해 가격을 상승시켰고, 이로 인해 토큰 가치는 0.00656달러(약 9.1원)까지 급등했다. 현재 PUMP의 시가총액은 약 2조 9,329억 원(21억 1,000만 달러)에 달한다.
토큰 유통과 동시에 매입이 이뤄진 배경에는 Pump.fun의 유저 기반 확대와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목적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보가 자금 순환 구조를 이용한 ‘마케팅 가장’을 넘어 시장 조작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BitMart 리서치 보고서는 PUMP가 플랫폼 내에서 거버넌스(의결권), 수익 분배, 실제 기능 등 아무런 유틸리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같은 무기능성 토큰은 결국 투기와 가격 급변동 속에 장기적 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 분석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불과 며칠 전 0.004달러에 판매한 토큰을 같은 재원으로 0.006달러에 사들이는 건 업계를 불신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몇몇 투자자는 “크립토 시장은 진지한 산업이 아니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Token Terminal, IncomeSharks와 같은 분석 플랫폼에서는 Pump.fun의 이번 바이백이 ‘일시적인 주가 부양’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포착됐다.
또한, 이번 사례는 단순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최근 FET, AAVE, IOST, ZKJ 등 여러 프로젝트가 유사한 형태의 바이백을 진행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는 단기 유동성 확보보다는 위기 대응성 이벤트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여전히 Pump.fun은 주목받고 있지만, 명확한 유틸리티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장 신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격 상승의 지속 가능성보다 펀더멘털 회복이 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