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가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또 한 번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국제 금융 결제망 스위프트(SWIFT)가 리플(Ripple)과 손잡고 XRP을 모든 국가 간 결제 시스템에 공식 통합했다는 내용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650조 달러(약 904경 원)가 XRP 레저(XRPL)에 유입될 것이며, 향후 3일 안에 대규모 토큰 소각이 있을 것이란 주장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해당 루머는 ‘CryptoGeek’이라는 계정이 X(구 트위터)를 통해 올린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이 게시물은 “SWIFT가 XRP 기반 결제를 공식 승인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정 사용자들은 바이낸스 사용자 게시판(Binance Square)에 유사한 내용을 공유하며 전 세계 결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XRP 에스크로 록업까지 언급했다. 과장된 예측으로는 XRP가 향후 수일 내에 엄청난 양의 자금을 처리하기 시작하고,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대량 소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SWIFT와 리플은 XRP를 기반으로 한 전면적인 협약을 체결하거나 공식 승인했다는 사실이 없다. SWIFT는 지난해부터 ISO 20022 프로토콜을 도입하며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XRP를 결제 표준으로 채택한다는 선언은 한 적 없다. 리플 측 역시 XRPL이 SWIFT 전체 결제 규모를 담당할 것이라는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는 2025년 한 인터뷰에서 “XRP가 향후 5년 안에 SWIFT 거래량의 최대 14%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다. 그가 말한 14%는 전체 SWIFT 결제 흐름의 극히 일부일 뿐만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명확하지 않다.
주목할 또 다른 유언비어는 XRP 650조 달러(약 904경 원)의 유입설이다. 이는 SWIFT가 연간 처리하는 전체 거래액을 단순 계산해 만든 수치일 뿐, 리플이나 SWIFT 양측 모두 해당 금액이 XRPL로 직접 유입된다는 주장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실질적으로 XRP는 지금도 일부 해외 송금에 활용되고 있으나, 대부분 중남미나 동남아 같은 신흥시장에 국한돼 있을 뿐이다.
또한, 향후 72시간 내 대규모 XRP 소각이 발생한다는 루머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XRP의 총 발행량과 유통 정책은 리플이 철저히 관리하며, 그러한 수준의 소각 계획은 홈페이지나 공식 채널 어디에서도 언급된 바 없다. 블록체인 탐색기인 XRPScan상에도 이상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번 루머는 사실이 아닌 허위 정보이며, SWIFT와 XRP의 관계는 아직 초기 단계의 협력 가능성 모색 수준이다. 대중은 SNS 상의 자극적인 루머와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공식 발표와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의 보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