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구리 수입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구리를 둘러싼 국가 안보 평가 결과에 따른 결론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구리는 반도체, 항공기, 함정, 탄약, 데이터 센터, 리튬이온 배터리, 레이더 시스템, 미사일 방어체계 그리고 극초음속 무기 같은 핵심 기술에 사용된다”며, “국방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원자재 중 두 번째가 바로 구리”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최근 구리 가격은 트럼프의 관세 발언과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는 구리 가격이 파운드당 5.68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현재는 5.6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시사가 현실화되며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관세 발표 소식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일장을 마감했지만, 다음날 선물지수는 0.1% 하락했고, S&P500과 다우존스지수 선물도 각각 0.2%씩 떨어졌다. 반면 유럽에서는 Stoxx 유럽600 지수가 0.6% 상승했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홍콩 항셍지수가 0.6% 올랐지만 일본 닛케이 지수는 0.4% 하락했다.
이와 같은 시장 움직임 속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35%에 근접하며 소폭 상승했고, 달러는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한편, 비트코인은 전일 역대 최고가인 11만 2,000달러를 기록한 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점을 유지 중이다.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과 글로벌 공급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구리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공급 비용 상승은 기업들의 마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국내 제조업 보호라는 정치적 목적을 넘어 세계 시장의 가격 구조 전반을 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