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KKR이 한국의 화장품 용기 제조 기업 삼화를 약 7천330억 원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투자 업계의 K-뷰티 산업에 대한 관심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KR은 글로벌 사모펀드 TPG캐피털아시아가 보유하던 삼화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거래는 약 5억2천8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다. TPG는 불과 2년 전인 2023년 말에 3천억 원에 삼화를 인수한 바 있어, 이번 매각을 통해 단기간 내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삼화는 1977년 금형 개발 회사로 출발했지만, 이후 화장품 용기 분야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며 성장해왔다. 현재는 국내외 300곳 이상의 화장품 브랜드에 용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외부 공기 유입을 막는 ‘에어타이트 쿠션 용기’ 같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제조뿐 아니라 연구개발, 조립, 검수,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완성형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점도 삼화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KKR은 이번 인수 배경에 대해, 한국 화장품의 세계적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삼화가 제품 기술력,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 운영 역량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고려 사항으로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가 미국,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밸류체인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간의 한국 미용산업 인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달 2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국내 미용실 프랜차이즈 1위 기업인 준오헤어를 수천억 원대에 인수하기로 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외국계 자본이 K-뷰티를 단순 소비재가 아닌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군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K-뷰티 관련 제조, 유통, 연구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해외 투자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독자 기술을 가진 중소형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을 여지가 커지면서, 유사한 인수합병 사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