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2026년 1분기, 미국 대형 은행들은 오히려 거래 확대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JP모건체이스는 14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6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52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 기준 순이익 규모로는 두 번째로 큰 실적인데, 2024년 2분기 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181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은 시장 부문 수입 증가였다. 금융시장의 가격 변동이 커지자 고객들의 거래가 늘었고, 이에 따라 시장 관련 수입은 116억달러로 1년 전보다 20%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채권 시장 부문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회사채, 통화, 신흥시장 자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채권 시장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주식 시장 관련 수입도 고객 거래 확대에 힘입어 17% 늘었다. 여기에 기업 인수·합병 자문과 기업공개 자문이 살아나면서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입도 28% 증가했다. 지난 2월 28일 이후 6주 동안 이어진 미·이란 전쟁의 충격으로 주식과 채권,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렸는데, 이런 변동성은 실물경제에는 부담이지만 거래를 중개하는 대형 은행에는 수익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다른 대형 은행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시티그룹은 1분기 순이익이 5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다고 밝혔고, 주당순이익은 3.06달러로 시장조사업체 엘에스이지가 집계한 전망치 2.65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시티그룹이 강점을 지닌 채권 시장 부문 수입이 52억달러로 13%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도 1분기 순이익 56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17.55달러로 엘에스이 전망치 16.49달러를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시장 수입이 27% 늘고 투자은행 수수료 수입이 48% 급증한 점이 두드러졌다.
은행권 실적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아직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해석과도 맞물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1분기 미국 경제가 회복력을 유지했고, 소비자 소득과 지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들도 건실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호실적은 전쟁과 시장 불안이 만든 높은 변동성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돼 거래 열기가 식으면 수익 증가세도 함께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길어질 경우 대형 은행들의 시장 부문 실적은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