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업 BP(BP)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원유 생산과 트레이딩 수익 증가에 따른 방어력을 예고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된 데 따른 시장의 긍정적 반응이 반영된 결과다.
BP는 이번 분기 중 상류 부문 원유 생산량이 1분기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주요 생산지에서의 생산 증가와 운영 효율 향상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BP의 상류 부문 일일 생산량은 약 224만 배럴 수준이었다. 회사는 당시에도 2분기 수준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실제 생산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사인 엑슨모빌(XOM), 셸(SHEL)과 마찬가지로 BP 역시 2분기 국제 유가 하락이 실적에 미치는 부담을 인정했다. 이번 분기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67.88달러(약 9만 7,000원)로, 지난 분기의 75.73달러(약 10만 9,000원)보다 크게 낮았다. 천연가스 지표인 헨리허브 평균 가격도 mmBtu당 3.65달러(약 5,300원)에서 3.44달러(약 5,000원)로 하락했다. 이러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BP는 석유 트레이딩 부문에서 강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 BP는 이번 분기 원유 트레이딩이 실적 방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의 변화와 지정학적 변동성 속에서도 정교한 트레이딩 전략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P는 오는 8월 5일 공식적인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발표를 통해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상회할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기준 BP의 미국 상장 주식은 2% 상승하며 연초 대비 약 9%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에너지 업계는 최근 원유·가스 가격 약세로 일부 전통 강자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BP처럼 생산성과 트레이딩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실적 향방뿐 아니라 향후 유가 흐름에 대한 해석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